오는 21일 개통하는 경춘선 복선전철에 맞춰 춘천시가 시티투어를 매일 운행하기로 했다. 화·목·토·일요일 주4회 운행하던 시티투어를 연중 상시운행체제로 돌린 것이다. 도립화목원, 막국수박물관, 풍물시장 코스에다 겨울철엔 춘천댐에서 빙어낚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큰 변화라면 각 지역마다 씨티투어가 생겨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객 유치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데 공감하며 관광지 정비와 관광홍보에 열을 내고 있다.
지난 10월25일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대표계절여행 100선’이란 책을 펴냈다. 세차례에 걸쳐 ‘이달의 가볼만한곳 100선’을 냈던 관광공사는 이번 2008년~2010년에 추천된 관광지 정보를 모아 또다시 책을 냈다.
책에는 시티투어버스로 그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도 소개하고 있는데, 통영시와 전주시, 그리고 천안시 3곳 뿐이다. 특히 천안시는 ‘천안시 일대’ 6쪽과 ‘천안시 동남구’ 4쪽 두번을 소개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대표계절여행 100선의 천안사랑은 목차 다음에 위치한 ‘추천여행지 8선’을 소개하는 란에서도 볼 수 있다. 연인·친구·솔로부문을 젖히고 앞쪽에 배치된 가족여행 2곳은 맨 처음장에 ‘천안시 일대’를 소개했다. 다음장은 전라남도 화순군 북면이었다. 천안씨티투어의 이점이 한국관광공사 눈에도 쏙 들어왔나 보다.
“내년이 무척 기대돼요.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책에서 천안관광은 3군데서 눈에 번쩍 띄거든요. 제가 여행자라면 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책을 볼 것이고, 천안씨티투어를 점찍을 거에요.” 천안시청 씨티투어담당자인 김정희(38)씨는 신이 나서 말한다. 정희씨는 1만8000원짜리 ‘대한민국 대표계절여행100선’을 구입해 성무용 시장을 비롯한 몇몇 관계자에게 선물했음은 물론이다.
수도권전철이 아산까지 연장개통함으로써 수도권관광객이 아산에 몰려들고 있다.
최근 '이유있는 감소'
천안시는 2003년 3월부터 씨티투어를 단행했다. 당시 주변의 우려가 컸다. “정치인이 시장이 되니 제일 먼저 전시성 성과를 찾는다”는 말도 근거없이 떠돌았다. 씨티투어를 운영하는 인근 공주나 대전에서도 “천안이 되겠냐”고 걱정했다. 기껏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사적지 말고는 볼 만한 관광지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천안시 한해 씨티투어를 이용한 외지관광객이 몇 년만에 4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올해는 2200명으로 주춤했지만, 2008년도엔 3200명, 2007년에는 가장 많은 3774명이 다녀갔다. 해마다 천안시민 이용객이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 관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라지만, 아직도 시민 대부분은 지역 내 역사나 인물에 대해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다.
2009년도와 2010년 외지관광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신종플루와 악천후가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수도권전철이 아산까지 개통됐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그리고 올해는 국지성 호우 등 악천후로 2007년과 2008년보다 25회~30회 가량 운행횟수가 줄었다. 회당 탑승객으로만 따지면 최근 4년간(2007년 31명·2008년 29명·2009년 30명·2010년 31명)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사람이 줄어 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운행을 못하니 탑승객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수도권 전철이 2008년 12월15일부터 아산 신창까지 연결운행되면서 관광객이 아산으로 흘러든 것도 천안씨티투어 여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철 개통 이후 아산은 월평균 14만명이 늘었고, 특히 온양온천역에서 가까운 온양온천의 관광객은 전년 대비 70만명이 증가했다. 전철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산은 조직적인 홍보를 비롯해 풍물5일장 개설, 온천-재래풍물시장-공연 패키지, 온양온천역에서 신정호수공원과 송악저수지까지 하이킹 코스 등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을 내놓았다. 한때 수도권전철의 천안역 개통운행으로 관광객유치의 풍요를 누렸던 천안은 이제 아산에 바통을 넘겨준 상황. 다행스러운 것은 외지관광객의 80~90%를 차지하는 수도권지역 사람들이 아산관광을 경험한 후에는 일부가 다시 천안관광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다. 충청권 등 기타지역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은 점과 천안시민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씨티투어의 발전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숫자보다는 질적 만족에 신경써야
유관순사적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11월 말로 종료된 올해 씨티투어 이용 관광객은 모두 3688명. 이중 천안시민은 1478명, 외지관광객은 221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145명이 늘고, 이중 외지관광객은 273명이 증가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이 천안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칫 숫자타령만 하다가 더 중요한 부분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할 듯. 오히려 한번 찾은 관광객이 얼마나 만족해하고 돌아갔는가는 살펴보는 것이 관광활성화에 진정으로 도움되는 일이다.
일단 관계자들은 ‘관광가이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희씨는 씨티투어 운행 처음부터 8년동안 가이드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경력자이면서도 언제나 관광객에게 친절하고 사후관리가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로, 방문한 관광객들에 대해 정보와 대략적인 호응도가 체크돼 있다. 지난번 명사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그같은 연락처와 호응도 표시를 제대로 써먹었다. 또한 관광지 곳곳에 배치된 문화관광해설사도 친절하고 상세한 정보제공으로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천안씨티투어에 동참했던 외지관광객 김수정씨는 ‘방문객들에게 하나하나 천안을 알려주시고자 하는 가이드분과 해설하시는 분들의 애정이 느껴졌다’는 방문평을 남겼다. 최은희(서울 서초구)씨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천안시티투어버스 여행을 마치고 나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선 적절하게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짜여있었을 뿐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 상세하게 문화관광해설사님들이 어찌나 설명을 잘해주시는지 정말 그 어느 곳에 갔을 때보다 많은 것을 얻고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천안지역이 우월한 관광지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광시설에 대한 이점개발은 앞으로 천안씨티투어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안.
시도 이같은 절실함을 갖고 지난 12월9일 가졌던 관광벨트화사업 기본계획 최종보고회 결과를 토대로 동남구 관광시설에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천안씨티투어가 올해 벌어들인 수입액은 685만원으로, 이는 홍보물과 피복비 920만원에도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다. 차량운행에 소요되는 부분과 인건비 등을 따지면 한해 손해액이 억대로 넘어가지만, 그럼에도 씨티투어의 잠재적 가치와 경제유발효과 등은 그같은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다. 씨티투어 우수시로 선정된 바 있는 천안시. 통영이나 부산, 공주, 춘천 등 타 지역에 비해 관광상품이 뛰어나진 않지만 지리적 이점과 친절하고 편리한 가이드 제공, 완벽한 사후관리 등으로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천안시 씨티투어 이용객에 대한 요금표는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65세 이상 경로자와 어린이 2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신청시 요금의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