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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님, 어디 가셨나요?”

희노애락/ 이병석(55·시인)

등록일 2010년11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985년 문협 천안지부 회원으로 활동시작. 1992년 <문예사조>로 신인상으로 등단, 천안문학·충남문학·서안시·충남시협과 대전·충남가톨릭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 1집 끈에관한 명상(2003), 2집 묘원일기(2008)를 출간했다.(사진은 수술 이전 모습) “요즘 이 시인님이 안보이네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이 시인이라 함은 이병석 시인을 말한다. 천안에서 시인으로 뼈가 굵은 그. 한때 기자로도 활동했고, 지금은 충남시사신문 논설위원으로 있다. 천주교 인맥도 넓다.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 술과 어울리고, 그래서 매일 모임과 술이 그를 반긴다.

그런 시인이 요즘 안보인단다. 천안을 떠났는지, 사업을 하려는지, 또는 사람이나 술이 싫어졌든지…. 그를 아는 지인들이 넌지시 기자에게도 물어본다.

실제 이 시인은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앞으로 최소 5년동안 술을 마시지 못해요. 그러니 사람 만나는 것도 어찌 될 지 모르겠어.” 갑자기 폭탄선언을 한 지 한달 전.

그리고 11월15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3시간 가량 위암수술을 받았다.

“어느날 우연히 발견됐어요. 다행히 위암 초기라고 해서 크게 신경 안써도 될 것 같아요.”

17일 저녁 통화에서 목소리는 평소때보다 더 또렷하고 힘이 있어 보였다. 아직 죽도 못먹는 처지지만, 수술이 잘 됐고, 며칠 사이 내려갈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한번의 수술이 더 남았다. 애초 위암은 한군데가 아닌 두군데였다. 몸조리하다 상태에 따라 바로 다음수술이 기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약한 몸에 진을 다 빼는 것은 아닌지….” 그 소식을 아는 지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이 참에 “잘 됐다”는 악담(?)을 퍼붓는 지인도 있다.

“매일같이 술을 마셔도 도대체 안주를 안들어요. 몸이 성하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수술 잘 받고 5년동안만이라도 건강을 챙기시라고 (일부러)병을 준 것 같아요.”

정말 그런가 보다. 병원에 들어가기 며칠 전, “수술 잘 받으십시오” 하는 모임을 마련했는데, 술도 없이 평소보다 몇곱절 음식을 받아들었다. 원래 술과 함께하는 대화모임인지라, “술은 내 생각 말고 마음껏 드세요” 하며 쿨한 모습을 보이기도….

지금 누가 이 시인을 묻는다면 ‘집에서 요양중’이라는 푯말을 볼 수 있을 게다. 다른 건 다 괜찮아도 “술 한잔 하십시다” 하는 말만 하지 마시길, 5년동안만이라도….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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