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미질이 안좋은 올해, 한 수매현장에서 좋은 등급을 받았는지 밝은 표정을 짓는다.
천안지역 2010년산 공공비축미의 포대벼 매입이 시작됐다.
천안시는 8일 천안농협 삼용창고에서 3485포를 매입했다. 오는 12월3일까지 12개 읍면과 동지역 농협창고에서 매입한다. 올해 매입하는 공공비축미 포대벼는 추청·주남 등 2개 품종으로 11만3027포대(40㎏)에 달해, 전체물량 13만8497포대의 81.6%를 차지한다.
포대벼는 지난해와 같이 4만5000원(조곡 40㎏·1등급 기준)을 우선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후 수확기(10월~12월) 전국평균 산지쌀값(80㎏)을 벼(40㎏)로 환산한 가격을 확정가격으로 정하고, 2011년 1월에 정산하게 된다. 쌀값이 우선지급금보다 높을 경우 그 차액을 따져 지급한다.
천안시는 농가에서 지정된 매입일자에 맞춰 품종, 물량, 수분, 포장 등을 점검해 원활한 매입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한편 천안시는 지난 10월4일~11월6일까지 농업인 편의를 위해 RPC(미곡종합처리장)를 통해 산물벼 2만5470포(40㎏)와 톤백벼 9420포의 매입을 마쳤다.
다수확품종 ‘주남’ 내년부턴 수매에서 제외
올해 천안 관내 쌀 생산량은 대략 3만9839톤. 지난해 4만3545톤보다 8.5%가 감소했다.
시 농축산과 강수억씨는 “올해는 벼 익는 시기에 비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실제 태풍과 이상기후는 농작물이 자라는데 발목을 잡았다. 벼는 도복(비바람에 쓰러지는 것)과 백수현상(태풍 등으로 벼가 하얗게 말라죽는 것)으로 수확량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는 타 지역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적은 수확량 외에도 대체로 미질이 안좋다는데 있다. 지난해에 30%대를 받았던 특등비율은 올해 10%대를 겨우 웃도는 정도. 시 농특산과 전대규 친환경농업팀장은 “작년의 미질보단 떨어져도 올해 기준으로 특등을 설정해 작년 미질보단 떨어진다”며 “시는 가급적 높은 등급을 받도록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검사원도 고민이 있다. 마음같아선 좋게 주고 싶지만, 등급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 때문이다.
한 농민은 “수확량도 줄고, 수매등급도 안좋아 농민들은 이중고를 겪는 셈”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일단 수매값과 수매량을 높여주길 주문했다.
한편 정부는 고품질재배 정책의 일환으로 내년도 수매에서 다수확품종인 ‘주남’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쌀 소비량이 자꾸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수확품종보다는 고품질 재배정책을 펴고자 하는 취지. 정부수매량은 10% 정도로, 전체 쌀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민간 종합미곡처리장(RPC)보다 좀 더 나은 값을 받는 상황에서 농가의 어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천안의 경우 다수확품종인 주남(10a당 576㎏ 생산)·호품(600㎏)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벼생산량의 35%. 천안도 고품질 벼인 추청(40%·10a당 453㎏ 생산)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이외 고품질이면서 수확량이 많고 도복에도 강한 ‘칠보’가 인기재배품종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천안시는 내년 이들 추청과 칠보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