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가 넘었어도 일반 관람객들을 보기가 어려운 행사장.
‘제15회 성환 배축제’가 11월30일(토) 남서울대학교 야외무대에서 성환청년회의소(회장 신대식) 주관으로 열렸다.
천안에서 여는 특산물 축제는 광덕 호두축제, 입장 거봉포도축제, 그리고 성환 배축제가 있다. 해당 읍면지역 조합원들이 주축이 되다보니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런 이유로 포도축제를 여는 입장면은 면민체육대회와 함께 벌여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로 유도하고 있다.
성환 배축제는 그중 가장 작은 단위의 축제다. 메인무대를 중심으로 한쪽은 먹거리장터, 다른쪽은 성환배 전시 및 체험행사 위주로 단출하게 구성됐다.
올해 성환 배축제는 대체로 한산했다. 스산한 날씨에 날벌레들이 기승을 부린 축제장.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줄 알고 일부러 와봤는데 관심 끌만한 게 없네요. 아이들 체험행사도 거의 없고요.” 어느 가족은 30분도 안 되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오후 4시가 다 돼가는 데도 메인무대는 50여명 남짓한 관람객들이 함께 해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띈다. 그런 까닭에 진행자는 더욱 열심을 내어 삼행시 짓기나 배
고래고기까지 등장한 먹거리장터.
|
천막 안에 죽 늘어선 농가별 배들이 때깔좋게 쌓여있다.
|
빨리깎기, 맥주먹기 시합 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초로의 노인은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맥주를 빨리 마신 덕에 기분좋게 배 2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태권도와 에어로빅 시범, 남서울대 댄스동아리 축하공연, 라디오 공개방송도 있었다. 늦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배 가요제와 국악공연, 천안성환배 예쁜어린이 선발대회 등이 행사분위기를 이어갔다.
올해 천안시 배축제 보조금은 1800만원. 시 관계자는 “장소적 문제도 그렇고, 지역축제로써 한계가 있다”며 “쌀쌀한 10월 중·하순이나 돼야 배의 맛이 드는 시기적 문제로 읍민체육대회나 연계통합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적은 관람객은 아쉽지만, 축제를 통해 조합원들이 화합하고 한해를 결산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 ‘성환 배축제’의 전통을 잇고 그런 축제가 있음을 알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천안시 올해 배농사는 1081농가(1311㏊)에서 3만4129톤을 생산했다. 지난해는 동남아, 미국, 유럽 등에 7969톤(1515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바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