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출생의 이득주 작가는 고려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한 후 1961년 서울 사세청에서 공직사회 첫걸음을 시작, 1994년 보험감독원에서 퇴직했고 천안시기업인협의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방향, 위치, 거리를 말로 표현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러나 이 표현이 불분명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면 우리 집의 어느 지점(어떤 기준점)을 가르쳐 주며 어디에 있으니 찾기 쉽다고 하며 집에 오라고 한다. 이러한 경우 집을 찾으려는 사람(타인)은 막상 그 기준점을 발견하고도 집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고, 쩔쩔 매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물어보면 집주인은 “그 기준점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된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찾는 사람은 ‘그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된다’라는 말이 동서남북 어디인지 방향을 도저히 알 수 없어 애를 태우게 된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지역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인이 와서 “우체국(또는 면사무소)이 어디에 있으며 얼마나 멉니까?”라고 물으면 “저기로 조금만 가면 돼요”라든지 “여기로 한참 가면 보여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여기 저기’라는 방향이 불분명하고 ‘조금 가면 돼요’, ‘한참 가면 보여요’라는 표현은 ‘몇 미터를 가야 하는 것인지’, ‘몇 분을 걸어야 되는지’ 그 거리 또는 소요시간이 얼마인지 어림잡을 수 없는 노릇이다.
세 번째 예로 밖에 있는 아버지가 자기 방 책상서랍 속에 넣어둔 손목시계를 아들에게 찾아 가져오라고 심부름 시킬 때 “안방 책상에 있는 시계 가져와라”고 한다. 이 경우 아들은 어느 책상 어느 쪽 몇 번째 서랍 속에 있는지 한참 동안 찾게 된다.
이상 세가지 모두가 방향, 거리,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또는 분명히 표현해주지 못한데서 초래되는 혼란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의 예는 방향표현이 안 된 것이고, 두 번째의 예는 거리표현이 불분명한 것이고, 세 번째의 예는 위치표현의 구체성이 결여된 상태의 것이다.
따라서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의 경우는 기준점을 중심으로, 남쪽 또는 북쪽 등 방향을 명확히 표현해 줘야만 집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의 경우는 여기서부터 ‘동쪽 방향으로 몇미터 지점’이라든가 ‘이 지점으로부터 동쪽으로 10분간 도보거리’라든가로 도량형 단위로 확실히 표현해야 할 것이다.
셋째의 경우는 ‘큰 책상의 우측 세 번째 서랍 속에 있다’든가 또는 ‘흰 책상의 좌측 두 번째 서랍 속에 있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해 줘야만 신속히 아버지의 심부름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불명확한 예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무게표현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언어사용 관습은 무모한 노력과 헛된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것이 틀림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무모한 노력, 헛된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새로운 언어생활 자세와 언어생활 관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언어생활의 자세와 말하는 관습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또는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교육을 받고 훈련되고 생활화 돼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만 똑똑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며, 일등 국민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똑똑한 2세, 일등국민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실천하고 교육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교육 문외한이지만 단편적인 소견을 피력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