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제전이 열리는 공주행사장은 주말, 인산인해를 이룬다. 수백억원을 썼다는 소문이 전국에서 사람들을 불러모은 듯. 특히 가족이 손에 손을 잡고 찾아드는 모습이 정겹다.
사람들은 민속마당에서 굴렁쇠를 굴려보고, 제기차기도 해본다. 먹을거리와 체험장은 곳곳에 널려있다. 한 낮, 햇볕만 따갑지 않다면 아이들이 찡그릴 일은 없을 것이다.
공주가 인근지역이라 해도 외지는 외지. 그런 곳에서 천안사람의 부스를 찾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천안에서 왔어요! 저도 천안사람인데….” 통하는 맛. 살가운 정이 두배로 늘고, 즐거운 몇마디 대화가 오간다. 당연히 판매되는 가격에서 얼마의 할인혜택도 들어간다.
천안공예가, 서점숙(46)씨도 부스를 차지하고, 큐빅거울 등 공예품 판매에 여념없다. 서씨 공예의 주류는 큐빅거울. “요건 백제유적 능산리에서 출토된 수막새 연화무늬를 응용한 큐빅거울이고요, 저건 쌍북리의 장식 기와무늬 큐빅거울이죠.” 익히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책에서 보았던 봉황의 무늬도 눈에 띈다.
큐빅거울에 옛 장식무늬를 덧입히니, 참 잘 들어맞는다. 원래부터 그렇게 만들어지고 사용돼왔던 것처럼, 나무랄 데가 없다.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높으니 서씨의 얼굴도 밝다.
“백제전 행사장이니 만큼 공예품도 백제와 관련된 것들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어요. 다행히 좋은 작품들이 나왔죠. 사람들이 많이 찾아요.”
가격도 부담이 크지 않다. 적게는 몇천원에서 2·3만원선까지. 예쁜 거울장신구에, 대백제전을 다녀간 기념품도 되니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고풍스런 옛 문양이라 조악하지도 않고, 역사를 배운다는 취지에도 어긋남이 없다.
한 엄마가 사주니 초등학생 딸아이의 입이 귀에 걸렸다. “꼭 갖고 싶은 거에요. 엄청 이쁘잖아요” 한다. 여자아이에게 조그마한 거울은 쓸모도 높다. 작은 돈으로 모처럼 딸아이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니 부모마음도 기쁘다.
“천안흥타령축제라든가 천안행사에도 역사와 관련된 문양 등을 큐빅거울에 도용하면 인기상품이 될 거에요. 관광객들의 기념품이 되기에 손색없겠죠.”
기념품이란게, 혹은 장신구라는게 어느 지역, 어느 관광지나 비슷한 요즘 서씨의 ‘옛문양 큐빅거울’이 대박조짐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