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축제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6일 천안박물관에서 열렸다. 여기에는 전국무용협회 시군지부장과 관련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천안시가 흥타령축제기간 ‘관련 활성화 세미나’를 가진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흥타령축제는 그동안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어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도 춤페스티발의 세계화는 갈 길이 멀다. 쓰디쓴 비판도 많고, 격려도 있다.
문제는 가식을 버리고 주최측인 천안시가 ‘흥타령축제의 국제화’를 진정 원하고 있느냐는 것. 그에 따라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느냐 하는 데에 달렸다.
오순환 ‘흥타령은 퍼레이드형’ 지적
오순환 한국문화관광연구소장은 ‘지역축제 발전방안’에 대해 특강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막식은 축제의 존재이유를 설명하는 자리가 돼야한다. 야간시간도 잘 활용해야 한다. 직장인들은 퇴근 후에야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과 소비지출은 야간에 왕성해진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똑같은 프로그램도 때와 장소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 달라진다.
세계화를 꿈꾸는 흥타령축제를 위한 조언도 있었다. “외국팀을 초청하면 국제화인가 따져볼 일”이라는 것. 과도한 초청경쟁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원래 축제의 고유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가 보는 흥타령은 어떨까. “흥타령? 공감도 안되고 별로 흥도 안난다. 몇 년을 봐도 분명치 않은 것이 흥타령의 정체성”이라고 꼬집었다. 흥타령축제를 ‘퍼레이드형 춤경연대회’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놀이프로그램 확대, 야성이 지배하는 야간시간 확대, 난장이 가능한 마당형태의 닫힌 공간 활용, 마지막 시간을 대동놀이로 마무리하는 등의 개선점을 밝혔다.
황규자 ‘축제 고유성·정체성 확립’ 주문
황규자 한양대학교 교수는 ‘대표적인 춤축제로서의 천안흥타령축제 발전방향 모색’에 대해 입을 열었다.
춤에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형식의 축제는 터키의 ‘골든카라고즈 국제전통무용축제’, 홍콩의 ‘마카오춤축제’ 등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마산의 ‘국제춤축제’, 춘천의 ‘마임축제’, 안동의 ‘국제탈춤 페스티벌’, 홍천의 ‘최승희 춤축제’, 서울의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함께 천안의 흥타령축제도 포함된다.
천안흥타령축제가 짧은 기간 도약했다고 하나, 최근 춤축제가 점차 늘고있는 만큼 이들 축제간의 고유성과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 교수는 “단기적인 이벤트성 행사의 남발은 예산낭비만 초래된다”며 “지역의 모든 자료를 수집, 천안의 고유한 역사적, 지역적 특성이 각각 축제 콘텐츠에 삽입돼야만 타지역과의 특별성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전문성과 작품수준을 살펴 아마추어와 전문가 분야를 구별해야 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춤을 통한 축제라는 점에서 일반인 뿐만 아니라 춤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이나 예술가들을 흡수시켜야 하는 점도 앞으로의 과제다.
황 교수는 “공연·경연대회의 기능과 무용박람회의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켜 국제춤 페스티벌 성격을 강화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세계의 여러 작품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일종의 박람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수준높은 세계 무용작품을 참여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하루만 즐기는 것과 관련해서도 “세련된 도시에서 품격있는 예술문화를 경험하게 해 한번 오면 더 있고 싶고, 다시 오게 만드는 방법이 장기적 안목에서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진호 ‘체험행사 위주 체질개선해야’
지진호 건양대학교 교수는 ‘천안흥타령축제 국제화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축제 국제화의 기본조건으로 ‘프로그램의 일탈성과 흡인력’을 들었다. 또한 ‘자발적인 참가시스템’과 ‘동시대인의 공감대 형성과 쉬운 참여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공사례로는 ‘독일 옥토버페스트’나 중국 ‘청도 맥주축제’를 들고 국내의 경우 ‘보령 머드축제’를 꺼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천안흥타령축제의 국제화 전략은 무얼까.
먼저 보여주기에서 체험하는 축제로 체질개선해야 한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에 대한 적극적 유치전략을 펴고, 인터넷 홍보를 극대화하며 국내 관광객의 안정적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천안시도 지난해 시도하려 했던 ‘최다인원 동시춤추기 기네스도전’처럼 집단참여형 대형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제화에 성공한 국내축제와의 공동마케팅 협력체제 구축도 도움이 된다. 예술성보다 관광매력성 제고가 선행돼야 하고, 야간프로그램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