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타령축제는 명실공히 천안의 대표적 축제이다. 예산만도 20억원이 넘는 규모로, 세계축제로까지 발돋움하고자 하는 목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거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일단 질적 성장 여부를 차치하고, 수치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양적성장은 눈에 띈다.
흥타령축제는 2008년 춤경연대회 참여팀수가 261팀에 이르고, 5일간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수가 115만명에 이른다는 공주대 산학협력단(천안시 의뢰) 집계수치를 발표했다. 경제유발효과는 무려 204억원에 달한다. 이런 결과수치는 출범 6년만인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내 문화관광축제선정위원회에서 ‘최우수축제’로 선정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는 차분히 제대로 된 기록으로 흥타령축제의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냉철한 분석으로 ‘수치’에 숨어있는 과장된 면과 허구를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수치로 성패를 구분짓는 모습 속에 자멸의 기운이 숨어있다.
먼저 흥타령축제는 진정 세계화로 발돋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 외국팀을 ‘모셔오는’ 수준에서 ‘세계화’를 말할 수 없다. 아시아도시댄스를 통해 외국팀수를 늘리고, 국제자매결연도시에서 동원되듯 찾아오는 것으로 세계화를 말할 수 없다는 것. 지역 내 외국인학생이나 외국인근로자 등을 참여시키는 ‘숫자 늘리기’도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천안시도 이같은 문제를 아는지, 올해는 춤경연대회 국제부 부문을 없애고 대신 ‘국제민속춤대회’를 새롭게 선보인다. 시 관계자는 “국제부의 일반춤 경연대회나 자매결연 초청으로 외국인팀을 참여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국제민속춤대회는 이런 문제를 해소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제민속춤대회는 22개국(아시아11·유럽9·아프리카2)이 참여를 알렸다.
거리퍼레이드나, 춤 축제장의 흥겨움이 모두 ‘무대 위’에서만 발생한다는 점도 문제다. 춤축제인 만큼 관객들도 분위기에 압도돼 무대 밖의 춤이 연결돼야 하나, 흥타령축제는 무대와 객석 구분이 뚜렷하다.
축제의 장에서는 어디서나 춤이 주제가 되고 춤추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춤축제라는 주제를 부각시키고 집중돼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올해 SBS의 ‘슈퍼모델선발대회’를 유치, 개막식 시간대에 올린 것도 춤축제에 혼동을 가져온다.
숫자적 오류나 과장에 대한 의심도 해소해야 할 문제. 5일동안 115만명이 다녀간 흔적 치고는 너무 깨끗하다. 행사장의 관람객 숫자를 부풀리거나, 거리퍼레이드때의 관람객 숫자를 계산하는 방법 등에서 불순한 의도가 섞여들기 쉽다. 천안시민 외에 외지관광객이 얼마나 방문했을까 하는 점은 고려하고 있을까.
풍성한 볼거리가 많은 축제장이라지만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발상은 앞으로 흥타령축제가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축제는 막이 올랐지만 올해부터라도 냉철하고 객관적인 분석과 비판으로 도약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