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우승…우승, 할 만큼 했다. 이젠 무조건 즐기자.’
천안흥타령축제 속의 춤 페스티발 경연대회. 천안의 ‘민족굿패 얼’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한 팀도 없을 거다. 흥타령부와 거리퍼레이드는 그들이 뛰기에 비좁았다.
여회원들은 주로 2000개의 버들가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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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카(능소 주막집)를 만들기 위해 남자회원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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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에도 흥타령부 대상과 거리퍼레이드 금상을 거머줬던 ‘얼’. 신종플루로 2009년 열지 못했던 흥타령축제에 올해는 거리퍼레이드와 부스에서 풍물체험을 맡았다.
“올해는 우리 스스로가 즐기는 마당으로 갈 겁니다.” 곽상용 대표는 100명에 이르는 회원들에게 즐길 것을 명했다. 열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것은 얼의 기본방침. 회원들은 이미 습관이 돼있다.
올해 거리퍼레이드는 두번째 스토리를 이었다. 2008년에는 천안삼거리 설화, 주인공인 능소와 박현수의 만남과 사랑을 표현했다면 올해는 둘이 아이를 많이 낳아 행복한 가족을 이룬 것에 초점을 맞췄다. 참여인원은 최소 80명. 지지난해 97명의 참여보단 좀 줄었지만 흥겨움은 배로 늘린다는 의기가 높다.
얼의 준비는 놀랄 만하다.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8월부터. 차량을 구입하고 자재를 구입했다. 소품제작을 위해 필요한 대나무는 직접 현장(지인네 뒷산)에서 베어왔다. 솟대제작도 하고 버들가지 2000개를 만드는데 손발이 부르텄다. 차량을 주막으로 꾸미는데 솜씨좋은 남자일꾼들이 거들었다.
올해는 ‘흥타령 난장풍물체험장’ 부스를 꾸미는데도 힘에 겹다. 지난번은 울타리와 대문만 냈는데, 올해 부스는 삼거리공원의 자유광장 하나를 다 쓸 정도의 큰 공간. 총괄책임을 맡은 이명숙 실장은 “몽골텐트를 디스플레이하려 한다”고 귀띔한다. “그냥 축제장의 부스가 아닌, 가장 한국적인 분위기를 내보일 거다. 그래서 우리 부스에 오면 한국적인 느낌에 취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풍물놀이를 흥겹고 재밌게 배워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두고싶다”고. 그 때문에 초가집 4채를 세우고, 솟대 등이 등장한다. 벌써 이엉과 용마루 작업은 끝내놓고 있었다. 부스운영에 시로부터 5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실제 들어가는 비용은 곱절도 든다.
거리퍼레이드 연습도 한창이다. 그동안 부분적 연습에 치중했던 이들은 9월부터 전체가 손발을 맞춰보느라 여념이 없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로 가자는 취지에 6명의 장애우들도 동참했다. 그런 덕에 유량동 장애인체육관을 무료로 대여받아 연습공간을 확보했다.
민족굿패 얼 13년 역사에 거쳐간 회원만도 3000여 명. 천안팀들이 참여하는 흥타령부가 수준이 떨어져선 안된다는 생각에 참여해온 얼. 그간 좋은 모습으로 알려지면서 천안시도 흥타령축제에 ‘있어야 할 팀’으로 생각하면서, 올해에는 중책을 맡았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