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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검증‥검증‥검증만이 살 길이에요”

희노애락/ 배방남(69·민학전가 원장)

등록일 2010년09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내 말이 떡 하니 맞아 떨어지지 않습니꺼. 참 주먹구구에요. 어떤 시대인데….”

배방남(69·민학전가 원장)은 한숨을 크게 내쉰다. 경관좋고 공기맑은 곳에 사는데도 가끔씩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럴때면 평상에 앉아 시야가 널게 트인 앞마을을 바라보며 긴 숨을 토해낸다.

그가 문제삼는 것은 최근 불거진 외교관 특채문제다. 소위 권력자라 하는 자들과 그 밑에서 아부하는 자들이 사는 방식은 참 비겁하다. 자격이 안되는 자녀를 특채시키는 사람이나, 알면서도 그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는 자녀나 어찌 보면 불쌍하기도 하다. 그래도 꿈을 갖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정작 답답해하기는 다른 부분이다. “나한테도 말입니다. 그런 일이 발생했었죠. 6년쯤 됐나요. 도금명장시험 때가….”

당시 도금명장시험을 받기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찾았다. 꾸역꾸역 도금에 필요한 기구를 직접 짊어지니 참 무겁기도 했다. 한데, 시험장소에서 당혹감을 느꼈다. 다른 시험자는 대부분 도금해온 작품을 내놓았고, 심사위원들은 아무일 없듯 채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실기시험이란 말입니다. 다된 작품을 심사받으면, 그 사람의 실력을 어찌 압니까. 직접 심사위원 앞에서 보여야지, 막상 누군가 대신 했거나 10분짜리 도금을 하루종일 걸려 했는지 누가 압니까.”

벌컥 있는 대로 화를 내고 돌아왔다는 배 원장. “나중에 공단이사장에게 편지 한통이 왔습디다. 정말 맞는 말씀이시고, 앞으로는 시정하겠다고 말입니더. 한데 그 다음부터 안나갔습니다. 고쳐지긴 무엇이 고쳐집니까.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데….”

그는 최근 말썽을 빚고 있는 옥쇄도 그렇고, “자세히 보면 한 놈도 옳은 놈이 없다”고 불만이 그득하다. “일본만 해도 심사위원들이 하나하나 다 체크해 점수를 먹입니더만, 한국이란 곳은….”

그래도 배 원장은 지난해 석공예상감장으로 ‘명인’자격을 얻었다. 석공예상감장은 전국에 그 한명 뿐이다. “개인적인 소망은 이제 인간문화재 되는 겁니다. 두어번 도전했는데 떨어졌어요. 이번에 다시 올렸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지요.” 바르게 뽑는다면 될 거라 자신하는데, 그게 자신의 생각처럼 여의치가 않는가 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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