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대표하는 아동작가, 소중애의 아름다운 여정이 시작됐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선생님으로 생활했던 그가 숲속으로 들어간 지 2년 전. 입장면에서 안성시로 나가는 경계지점 숲속팬션 하나를 구했다. 일명 ‘글쓰기 작업실’이다. 쌍용동집과 작업실을 전전하지만, 때로 며칠씩 작업실에서 잠을 잔다. 글 쓰고 싶다고 글만 쓸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세상사가 어디 그런가.
“교편을 놨는데도 바쁜 게 줄질 않네요.”
소중애(58·동화작가) 작가가 볼멘 소리를 한다. 1년동안 50회의 강의를 나갔다. 스스로 나갔지만, 글을 쓴 건 아니니 ‘불만’은 남는 게다. 충남아동문학회장을 맡다보니 최근 충남도지에 들어갈 아동문학부문 300페이지도 책임져야 한다. “30년만에 수정·보완하는 거래요. 이 기회에 잘 해놓지 않으면 안되겠죠.”
단물고개는 131권째 동화
<착하고 효성 지극한 총각이 어느날 단물을 발견한다. 단물을 팔게 되면서 총각은 욕심많은 불효자로 변한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 결국 단물은 땅 속 깊이 들어가 버린다>
어떤 책의 줄거리다. 소중애 지음? 어, 천안작가 이야기잖아.
천안 쌍용동에 사는 소중애 작가가 쓴 ‘단물고개’란 책이다. 작가의 131권째 되는 책으로, 가장 최근에 나왔다. 132권째 ‘급식실의 웬 돼지 한 마리’가 현재 서점에 깔리고 있으니 ‘가장 최근’이란 말은 맞지 않을라나.
소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써왔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대부분 인기작품으로 널리 익혔다. 교사로 근무하면서 132권을 썼다면 동화책이라 하더라도 가히 철인이다. 어디서 그 많은 소재와 구성력을 발휘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단물고개’는 특히 131권과 전혀 다른 차별성을 지녔다. 그 소재가 천안 성거산에 내려오는 전설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술샘’이었지만,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는 점에서 ‘단물’로 바꿨다.
“내 꿈중 하나가 충남지역의 이름난 전설을 소재로 한 동화를 쓰는 거에요.”
옛날과 현대를 이어주고, 애향심을 길러줄 수도 있다. ‘이야기가 있는’ 관광코스로 각광받을 수도 있다.
소중애 작가의 작업실.
“유럽엘 가보니 그림형제의 이야기를 마을마다 재현해 관광문화상품으로 만들었는데 인기가 대단했어요. ‘피리부는 사나이’라든가 ‘브레멘음악대’ 등. 이야기마을의 간극이 멀어 몇몇 마을만 돌아보고 말았지만, 아직도 머릿속엔 어제 본 것처럼 생생하다.
“우리도 그리 하면 될 거에요. 우리에게도 옛날이야기가 많잖아요. 공주의 고마나루라든가, 예산의 의좋은 의형제라든가 등등…”
지난번 한 월간지에 실은 글 ‘볶자 볶자 콩볶자’는 이달의 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야기 소재는 충남 광천에 갔다가 우연히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곳 주민들은 음력 2월1일에 바람이 봄 내내 바람이 분다는 풍습을 갖고 있었어요. 그럴때 콩을 볶아먹는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는 정확하지 않아요.” 소 작가는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해 재밌는 이야기를 지었고, 사람들은 재미있어했다.
소 작가는 충남도에서 추진하는 ‘충남연가’에도 관여하고 있다. 충남 관내 곳곳을 무슨길, 무슨길 해서 이야기를 푸는데, 소 작가가 맡은 것이 공주와 부여 이야기다.
“천안은 용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동 이름에도 용을 나타내는 것이 많잖아요. 가급적 다른 지역에는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예로들어 아산은 전해오길 도둑놈소굴이 있다 해요. 공주엔 거북이 바위도 있고요. 될 수 있으면 글쓰기에 전념했으면 좋겠어요.”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