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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숨결 느껴지는 ‘과거로…’

천안박물관 ‘탁본 기획전’- 당시 시대상과 가치관 엿봐

등록일 2010년08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재학 학예사가 성무용 천안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천안박물관 제4회 기획전 ‘탁본으로 엿본 천안의 염원’이 8월17일 문을 열었다. 모두 44개 작품이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은 9월26일까지 전시된다.

박물관측에 따르면 관내 금석문을 탁본해 전시하기까지 무척 고달픈 준비과정을 거쳤다. 금석문이란 철이나 청동 등과 같은 금속성 재료에 기록한 금문과 비석처럼 석재에 기록한 석문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탁본(금석에 새겨진 문자나 그림, 문양에 종이를 대고 먹을 묻힌 솜방망이로 쳐서 찍어내는 것)을 뜨는 것이 금지돼 있다. 탁본을 뜨는 과정에서 금석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희순 천안시 사적관리소장은 “금석문은 옛 사람들이 글을 쓰고 남긴 유물로써, 당시의 시대를 살펴보고 선조들의 뜻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며 이번 전시가 천안의 역사 연구에 작게나마 도움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성무용 천안시장도 탁본에 새겨진 천안사람들의 염원 속에는 천안의 정체성이 담겨있다며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재조명해 오늘에 되살리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바로 천안박물관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천안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크게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천안지역 출토인 국보3점의 탁본을 통해 천안의 염원을 엿보는 것이며, 2부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물 표면에서 시문된 문양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소망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3부는 천안지역 곳곳에 산재돼 있는 금석문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시대상 및 가치관 등을 살펴봤다.

우주적·영원한 평화 ‘다양한 문양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정재학 학예사를 통해 본 바로는 전시내용이 꼼꼼하고 알차다.

제1부에 등장한 자료는 천안에서 출토된 국보 3점이다. ‘보협인석탑(국보209호)’ 탁본은 석가모니가 전생에 행했던 내용이 담겨있다. 그를 통해 온전한 보시란 육신과 마음을 다하는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봉선홍경사사적갈비(국보7호)’로, 고려 현종이 아버지 안종의 유지를 이어받아 위로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행동하고, 지상으로는 널리 백성을 두루 사랑하는 애민정신이 나타나 있다. ‘천흥사동종(국보280호)’에서의 종소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개벽의 외침을 뜻하는 것으로, 후삼국의 혼란상황을 종식시키고 통일과 진정한 평화를 갈구했던 원대한 울림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어렵게 빌려온 천안발굴유적 3점도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손잡이가 사람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천안 두정동에서 출토된 ‘인면파수’는 철기시대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계에만 집착했던 이전과 달리 자신의 삶과 모습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용원리에서 발굴된 ‘흑색마연토기’ 뚜껑은 이채롭게도 우주적 문양을 띄고 있으며, 대평리에서 발굴된 ‘청동금고’ 문양은 넝쿨처럼 이어져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로 거스르는 유물로, 표면에 그려진 문양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예로 선사시대에는 토기 등에 빗살이나 각종 기하학적 문양을 넣어 풍요를 기원했고,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는 각종 식물문, 불교 관련 길상문 등을 통해 영원한 생명과 행복한 삶 등을 간절히 희구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제3부는 천안지역에 소재해 있는 묘비 중 문화재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석문을 통해 당시 인물의 가족적, 사회적, 역사적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현판과 석문을 통해 정치, 교육, 종교적 관계를 들여다보고 천안의 풍광과 풍류를 통해서는 옛 선인들의 자연관과 문학적 상상력을 되새겨볼 수 있다.

정재학 학예사는 “천안에서는 첫 탁본전으로, 총론에 입각해 준비했다”며 “다음 기회에는 좀 더 각론적으로 들어가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역사를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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