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대백제전과 관련, 천안 위례성 혼불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천안 향토사계의 끊임없는 주장과 구애는 결국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혼불채화가 백제초도 위례성 주장을 인정한 건 절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직위… 천안채화, 오직 도민화합위한 결정
그동안 천안향토사계는 수차 건의문과 입장을 대백제전 조직위에 전달했다. 언론을 통해서까지 지속적으로 주장되며 자칫 도내갈등으로 치닫자 양쪽을 만족시킬 방안찾기에 관계자들의 고심이 시작됐다.
이런 이유로 최근 조직위 관계자들의 천안실사가 벌어졌다. 백제초도를 주장하는 위례성 채화는 역사적 민감함을 갖고 있었다. 백제초도에 대해 천안은 ‘직산 위례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의 주류사학계는 ‘송파 풍남토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
그러나 지난 8월2일 천안 초도순방에서 안희정 신임도지사는 “학계의 다양한 주장을 차치하고 대백제전을 도민화합축제로 가기 위해 위례성 채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 말이 있고 난 후 가진 대백제전 조직위 회의에서 ‘위례성 채화’를 최종 결정하고, 그 결과를 천안시에 통보했다. 이로써 그동안 공주와 부여에서만 해오던 백제혼불 채화를 올해 서울 송파와 더불어 천안 위례성에서도 하게 됐다.
조직위측은 다만 천안시의 섣부른 오해를 사전차단했다. ‘절대 백제초도 위례성의 역사성을 인정한 게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오로지 충남도민 전체의 화합을 위한 결정’임을 명확히 했다. 실제 충청남도 산하 조직위라는 점도 안 지사의 발언이 미친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었던 듯.
이들은 천안 혼불채화와 관련, 천안 직산현 관아도 생각했지만 조선시대 관아일 뿐임을 들어 의미를 축소시켰고, 온조전이라 추정하는 곳은 현재 포도밭으로 진입도로 여건 등 문제점이 많아 채화장소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위례초도 학계입증노력 계속돼야
천안향토문화연구회(회장 김성열)를 비롯한 천안향토사계는 올해 초부터 세계대백제전의 혼불채화를 천안의 직산 위례성으로 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천안향토문화연구회에 따르면 ‘직산위례성은 백제 첫 도읍지로 오랜 역사문헌에 기록돼 전해오고 있다. 위례성, 사산성, 직산이란 지명의 변천역사가 분명하다. 조선 세종왕은 백제시조 온조묘를 직산에 세웠고 제사를 받들도록 했다. 서울 풍납토성은 백제 건국역사의 초도는 아니어도 백제문화의 모태이자 한성백제시대 본거지’로 해석했다.
삼국유사에는 기원전 18년에서 13년동안 백제 첫 도읍을 직산 위례성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많은 역사서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성열 회장은 “직산위례성 건국시대가 비록 짧았다 하나 세계대백제전에서 직산위례성 시대를 제외시키는 역사관은 오류를 범하는 처사”라며 “직산위례성 채화를 통해 올바른 역사의식과 더불어 충남의 자존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줄 수 있길 촉구했다.
2010세계백제대제전조직위원회와 한성백제문화제조직위원회가 지난 3월 말 백제혼불채화의 각지 채화합화’ 결정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동안 누차 백제초도 직산위례성에서 채화해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을 내세웠던 천안향토사가들은 ‘어설픈 졸속합화’라고 반박하며, 백제초도 직산위례성을 제외하고 백제 두 번째 도읍지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백제혼불을 채화·추진하는 충남백제전조직위원회가 제대로 역사정신이 있고 충청인으로 긍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몰아세웠다.
천안역사문화연구실(실장 김성열)는 ‘차라리 초도 직산위례성에서 백제혼불을 채화하고 두 번째 도읍지인 풍남토성에 머물렀다가 공주와 부여로 봉송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전승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백제전 조직위원회 이존관 행사기획과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천안을 비롯한 송파, 공주, 부여 4곳에서 채화하기로 결정했지만, 예산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도는 또 어찌될지 모른다”며 “직산 위례성이 하루빨리 백제초도임을 증명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