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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사업에 700억대 ‘추진될까’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 중간용역보고회.. 호국평화공원·천안인물집·호국보도길 조성, 유관순 뮤지컬 등

등록일 2010년08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가 13일(금) 시청 상황실에서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 기본계획’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용역배경은 천안에 애국열사 등 호국충절과 관련된 자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천안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 기본계획' 중간보고회가 지난 13일 천안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공간적범위는 ‘동부권 일원’으로 잡고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을 용역기간으로 삼았다. 당시 용역착수보고회는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필요 ▷천안=호국충절 지역이미지 강조 ▷소프트웨어 개발 필요 ▷시 상징물 검토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 특화 의견 등이 언급됐다.

관광행태의 다변화, 주5일제 근무, 소득수준 향상, 삶의 질 추구와 저출산 등은 2004년 약 3억5000만명이던 국민 관광총량이 2010년 약 6억명을 전망할 정도로 커졌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이같은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 ‘호국보도길' 조성지지 으뜸

경남 일대의 ‘이순신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부터 10년 계획으로 1470억원의 사업비를 쏟아붓고 있다. 이순신 장군 세계화사업으로 임진왜란 유적정비 및 복원, 축제·체험·교육사업 등 3개테마 27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 전역에 걸친 ‘영주시 선비문화권 개발’도 2010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모두 1조3129억원이 드는 대형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의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도 2009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211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천안시는 ‘호국충절이미지’를 극대화한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을 추진하고자 용역중에 있으며, 13일 중간용역보고회의 윤곽은 2011년부터 10개년사업으로 추진, 모두 16개 사업에 700억원대 사업비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5일부터 일주일간 전문가 의견조사(한국관광공사컨설팅팀·문화관광정책연구원·천안시자문위원·한국관광개발연구원·관광컨설팅전문가) 결과 30명의 대답은 ‘호국도보길 조성’이 가장 많은 20명의 지지를 얻어냈다. 다음으로 호국체험관 건립(18명), 병천순대거리 테마화(17명), 천안삼거리공원 활성화(15명)였다. 유관순뮤지컬 제작과 호국교육프로그램 개발, 이색문화관광해설사 양성도 12표를 얻었고, 파워블로거 양성, 유관순 3·1만세운동 재현(확대), 천안박물관 활성화·천안문 조성도 10표씩을 받았다.

이들은 철저한 테마화로 도시이미지를 강화하고, 선결과제로 명분이 되는 문화유적이 복원·정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미있고 체험기능이 있는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주변자원, 지역주민, 인근지역과 연계에도 힘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사업들 ‘이모저모’

<하드웨어사업>

-공원화사업
호국평화공원 조성
태극기 테마공원
Army Park(군대 공원)
천안함 순국자 추모공원
호국촬영장
-전시관 사업
호국기념관 건립
호국체험관 건립
조병옥 선생 전시관 건립
천안인물의 집 조성
천안박물관 
-복원 및 상징화사업
김시민장군 생가 복원
홍대용선생 생가 복원
호국관광 조형물 설치
병천순대거리 테마화 조성
천안문 조성
호국도보길 조성

<소프트웨어 사업>

유관순 뮤지컬 제작
관광벨트전용 시티투어버스
파워블로거 양성
호두나무길 조성
태극길 조성
호두축제
호국 교육프로그램 개발
유관순마라톤 대회
유관순 3·1만세 재현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강화

 

 

 

 

700억원대 주요사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김시민장군과 홍대용선생 생가 복원이 눈길을 끈다. 김시민장군은 현재 유적비 이외 관련 유적이 없는 상황으로, 장군의 어린시절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초점을 잡았다. 이야기가 있는 유적지로 조성하고, 진입로 정비로 천안횃불길과 연계하는 것이 어떻냐는 의견이다. 홍대용선생 생가지 또한 안내판과 행적지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갈릴레오’라는 그의 업적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천문학 등 과학과 관련한 볼거리가 주로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도솔평화공원은 병천면 일원에 약 19만㎡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천안을 빛낸 인물들을 만나는 공간이며,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참여형·체험형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천안횃불길’도 조성한다. 천안시 역사와 문화, 지역성에 기반을 둔 탐방로로, 특히 인물위주의 길로 마련될 예정. 도보뿐만 아니라 자전거로 하이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천안횃불길은 4개의 테마로 구성해 ▶호국길(천안삼거리공원-김시민장군생가) 15㎞ ▶독립길(목천TG-독립기념관 입구) 1.2㎞ ▶도솔길(독립기념관 입구-병천교) 9.5㎞ ▶천안사랑길(병천교-김시민장군 생가) 5㎞로 구분했다.

이외에도 독립기념관 연계상품 개발, 유관순열사·이동녕선생·조병옥박사 생가지 프로그램 개발과 천안삼거리공원 연계프로그램, 3·1만세운동 재현 활성화, 천안톨게이트 명물화, 병천순대거리 테마화, 호국관광 전용시티버스 등의 사업안을 꺼내놓고 있다.

<김학수 기자>

 

정책자문교수들 쓴소리 “그렇게 해선 안돼”

역사배경에 대한 이해 부족, 스토리텔링 도입, 무엇보다 알찬 프로그램으로 승부해야

교수들이 소신껏 쓴소리를 냈다.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 기본계획 중간보고회가 일견 짜임새 있게 보였지만 천안시 정책자문교수들의 발언은 통렬하기까지 하다.

김상락 단국대교수는 “전국에 공기 좋고 물 맑은 곳 없는 데가 있냐. 랜드마크, 길, 테마파크 같은 것도 다 있다. 관광시설은 자칫 또다른 건물이고 공간일 뿐”이라며 만들어 놓고 끝내는 시대는 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석오 이동녕 선생 기념관의 경우 컨셉있는 영상관을 만들지 못했다”며 독립기념관의 영상관에서도 다 볼 수 있는 것이고 보면 뭐하러 이동녕 기념관을 가겠느냐고 강조했다. 이같은 문제는 잘못 사업을 구상하고 부실 관리해서 그런거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보고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춘식 백석대교수는 “이제 용역기간이 2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6개월은 더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시민·홍대용 생가지를 복원하면 지역개발에도 도움될까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입장이다. 생가복원해도 가보면 텅 빈 방들만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생가복원도 좋지만 정작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해 재미와 감동, 교육적 효과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임을 경고했다. 그는 안동 고가들이 예전엔 방치됐었지만 지금은 보물덩어리로 변했다며, 생가는 반드시 사람이 살고 불도 때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도솔평화공원 구상은 99.9% 실패할 사업이라며 “아이디어가 좋을지라도 구체적 프로그램이 없다면 안될 일”이라고 못박았다.

한시준 단국대교수는 이번 관광벨트사업에 대해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어찌 바르게 응용할까” 우려를 보였다. “충분한 자료조사 후에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업체에 그 뜻을 전달해야 하는데 천안시가 그게 잘 안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천안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을 찾자면 백제 발상지라는 점이다. 아직 체계적이지 못하다면 위례성연구소라도 만들어 연구결과 옳다면 싸워서라도 얻어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려왕건과 관련된 태조산도 중앙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그런 기초 위에 마련돼야 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참고로 이동녕 기념관의 경우 독립기념관 옆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내용상 틀린 점이 많고 체계가 없더라고 문제삼았다.

이봉근 독립기념관 부장은 “소프트웨어가 좀 더 연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백순화 백석대교수는 문화자원의 원천이 ‘스토리’라며 “역사적 배경과 인물, 전설을 포인트로 잡아 연결해낼 것”을 주문했다. 또 길을 조성할 때 그냥 길이 아닌 문화체험의 길이 돼야 한다는 점과 문화의 주인공은 시민인 점을 들며 시민이 참여하고 즐기며 수익사업도 할 수 있는 주체가 되길 바랐다.

김성렬 천안문화역사연구실장은 “호국관광벨트의 브랜드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과 “호국충절관광으로 이름한 역사적 배경이나, 도동서원·안정복 선생, 부소산 등 천안역사의 획이 체계있게 언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융표 천안시 관광발전협의회장은 “생가복원만이 아닌 동네 전체를 구상해 성인의 유년시절 뛰놀았던 골목이나 동산 등이 서술돼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용역보고회를 주재한 박한규 천안시부시장은 정리발언을 통해 “솔직히 용역회의 하면 겁부터 난다”며 수백억씩 하는 건물이나 시설을 조성하면 정작 방문객은 몇 명 안되고 관리인건비만 해도 한 해 수천만원씩 나가야 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생가지복원 확대우려, 도솔평화공원 운영부실 우려 등에 공감하며 “크게 부지조성하고 시설을 만들기 보다 많은 스토리개발에 힘써보자”고 말했다. 특히 자전거투어로 역사인물을 둘러볼 수 있는 횃불길은 참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했으며, 김상락 교수도 “그런 사업은 참 좋다”고 맞장구쳤다.

이같은 비판과 좋은 견해들에 대해 천안시는 최종용역보고회를 갖기 전에 한번 더 중간용역회의를 갖겠다고 밝히고 이날 보고회를 끝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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