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50)씨는 천안 바위솔야생화동우회(회장 이현복)의 고문이자, 신방동 들녘에서 야생화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는 야생화 마니아다. 야생화의 대중화보급에 앞장선지 10여 년. 그의 식물원에는 야생화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의: ☎011-9821-4293

요즘 저수지 둑이나 냇가, 혹은 야산근처를 걷다보면 자주색 꽃이 총총히 모여서 제법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흔히 보인다. 갈퀴나물 꽃이다.

다른 대다수의 콩과식물답게 덩굴성이라서 주위에 작은 나무라도 있게 되면 잎끝이 덩굴손이 되어 그 나무를 타고 올라가 멀리까지 손짓을 한다.

털이 보송보송한 줄기는 네모져있고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양쪽으로 10~16개의 작은 잎들이 대칭형으로 구성돼 있다. 6~9월에 꽃을 피우고 이른 봄에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데 삶아서 무치면 고소하면서도 깨끗한 맛이 있다. 가축의 먹이로도 쓰이고 다른 꽃에 비해 꿀이 많아 벌이 많이 모이기도 한다.

녹두루미, 산완두, 야두각, 말굴레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금은 억센 느낌이 드는 갈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잎과 꽃모양이다. 갈퀴라는 이름은 다른 물체나 식물을 감아 올라가는 덩굴손이 갈퀴를 닮았다 해서 유래되었다 한다.

열매는 납작하고 익으면 안에 2~4개의 까만 씨가 들어있다. 집에서 키워도 강하고 예쁘기는 한데 좀 널브러지는 게 흠이다. 한방에서는 류머티즘, 동통, 관절통, 근육마비, 종기, 음낭습진 등에 사용한다. 꽃말은 ‘말너울’, ‘용사의 모자’인데 아닌 게 아니라 꽃을 따서 모자에 꽂으면 꽤나 멋이 있을 것 같다.

자연에서 꽃을 따는 것은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워낙 많이 피는 꽃이니 한줄기쯤의 꽃을 따서 모자에 꽂아보는 것도 재미와 낭만이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만 알고 보면 우리 주위에 이렇게 참으로 많은 재미와 낭만을 주는 예쁜 야생화들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