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금연아파트’가 생길까.
남자들의 거짓말 중 하나가 ‘금연’이다. 매번 끊는다 하면서도 며칠 못가서 포기하고 만다. 그런데 아파트 전체를 ‘금연’시킬 수 있을까. 적어도 수백명의 담배꾼들이 살고 있을 텐데 말이다.
천안시는 주민이 자율적으로 금연을 실천하도록 ‘금연아파트’를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모든 계획을 세우고 26일부터 8월17일까지 신청받기로 했다. 문제는 금연하겠다고 신청하는 아파트가 과연 있을까 하는 거다.
일단 보건소는 신청자격을 ‘입주세대의 60% 이상 동의를 받은 아파트’로 정해놓고 있다. 보건소 이경자씨는 “금연아파트라 해서 처음부터 담배 일체를 못피운다는 말이 아니다. 지금보다 점점 금연율을 높여가 일정수준에 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군처럼 아시아 최초로 섬 전체를 ‘금연섬’으로 정해놓은 곳도 있고, 일부 도시에서 ‘금연아파트’로 지정·운영하는 데가 있기도 하다.
‘금연아파트’는 금연을 원치 않는 사람에게도 강제되는 것. 그들이 ‘희생(?)’되는 이상으로 아파트가 도움돼야 가능하다. 그래도 희망하는 금연아파트는 무엇이 좋을까.
서울 강북구는 현재 3곳이 금연아파트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면 금연아파트 현판을 부착하고 보건소에서 금연스티커와 표지판을 제작·지원해주며, 이동금연클리닉과 건강검진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은천1단지 등 40여 곳이 2008년 12월부터 시작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별도의 흡연구역을 설치하고, 실내 베란다는 금연구역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금연아파트 시행에 따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복도 등에서 담배냄새가 나지 않아 쾌적해 졌고, 아무데나 버려지던 담배꽁초도 점차 사라졌다. 담배로 인해 이웃에게 미안해하지도 않게 됐다.
천안시 보건소도 ‘금연아파트’에 대해 금연환경 조성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소는 금연아파트 선정을 통해 공동생활공간인 복도나 계단, 베란다, 어린이놀이터 등에서 흡연을 금지해 쾌적한 생활환경과 주민건강을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의: 041-521-5931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