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을 볼 수 있게 최근 차선이 뒤로 조정됐다.
아마추어가 프로가 되지 못하는 차이를 아는가. 1미리 ‘세심함’의 차이가 틈새를 갈라놓는다. 그 현장의 예가 서부대로변 백석사거리와 쌍용공원 사이에 존재한다.
그곳엔 신호등이 두 곳 있다. 봉명초등학교와 봉서산을 잇는 건널목 신호등엔 과속과 신호위반을 적발하는 단속카메라가 시뻘건 눈을 부릅뜨고 있다. 하지만 약삭빠른 운전자들에게 있어 절대 위협을 주지 못하는 ‘장난감 칼’ 같은 것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과속이야 그런대로 역할을 한다지만 1차선만 보는 까닭에 2차선은 물론 3차선은 예전대로 쌩쌩 달린다. 특히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주기능은 신호가 바뀌는 동시에 튀어나가는 보행자를 구하자는 목적이 있지만 1차선을 피해 3차선을 마음놓고 달리는 운전자 심리에 역기능의 피해를 주고 있기도 하다. 경찰관계자는 그같은 문제를 인식하지만 이미 설치가 끝난 상황에서 ‘손 떠난’ 취급을 하며 ‘다음 기회로’ 돌리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 그같은 문제가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대두된다면 큰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또다른 신호등은 최근에야 문제를 개선했다. 건널목 신호 앞에서 정차하도록 선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를 멀찌감치 뒤로 이동시킨 것이다.
건널목 신호가 들어오면 앞차는 선 앞에 정지한다. 그것도 마음 급한 운전자들로부터 선을 넘어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선을 지킨다 해도 바로 위에 설치된 신호등을 볼 수가 없다.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개를 빼꼼이 빼들고 보행자 신호등의 빨간불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 외 눈치 빠른 운전자는 보행자가 없거나, 대충 감으로 출발하거나 뒤차에서 성질 급한 운전자의 “빵빵”거리는 소릴 듣고서야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수 있었다.
이같은 악습이 오래도록 반복되다 최근에야 10여m 정지선을 뒤로 물려 앞차가 위에 매놓은 신호등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물론 수많은 주장이 있어 관계자의 시각을 흐릴수도 있겠지만, 문제점에 대한 옳고 그름이 좀 더 빨리 가려질 순 없을까. 처음 제대로 일을 못해 번복하고 땜질하는 수준이라니, 아직 선진국이 되긴 멀었나 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