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 기획팀원들이 직산현 관아를 둘러보고 있다.
세계대백제전의 혼불채화가 천안직산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세계대백제전은 9월18일 개막한다. 이를 앞두고 지난 13일 백제전조직위원회 기획팀원 2명이 천안을 다녀갔다. 그들은 백제 건국시조 온조전 유지가 있는 천안직산을 둘러봤다. 직산현 관아를 마지막으로 답사한 그들은 혼불채화를 하게 될 경우 관아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기념행사를 가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이 보고 판단한 내용은 조직위에 전해져 채화 여부를 가름할 예정이다.
백제혼불은 그동안 강화도나 공주, 부여에서 채화했다. 하지만 ‘백제초도’에서 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초도설을 주장하는 천안과 송파구 풍납토성, 하남시 등이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초도설 채화가 자칫 분란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던 백제전조직위는 최근 백제 건국시조인 온조대왕 묘전에서 향사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온조전이 있는 천안직산에 실사팀을 보냈고, 이는 천안향토사계에도 반가운 소식. 비록 백제초도 직산위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직산 온조전 채화가 이뤄진다면 직산초도설에 대한 연계성도 강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세종실록(44권) 속의 세종11년(1429년) 5월7일에는 ‘백제시조의 묘우를 직산(稷山)에 세우다’라고 하는 기록이 있다. 이에 천안향토사계는 수년 전부터 온조전 유지에 임시로 묘전을 차리고 향사를 올려왔다.
김성열 천안향토사 연구실장은 “오랜 전란으로 훼철됐던 온조전이 복원되고 향사가 거행되는 것은 우리의 오랜 숙원”이라며 “천안향토사계는 그동안 온조전 복원향사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수차 발표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천안향토사계는 예전부터 직산 위례성을 백제초도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 많은 역사문헌에도 백제초도가 직산 위례성임을 밝히고 있다. 천안향토사계에 따르면 ‘그러나 역사와 학설을 좌지우지하는 주류파들의 왜곡된 주장에 따라 직산 초도설이 외면돼 오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반박. 이론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현장유물의 중요성을 들어 천안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표조사 등을 하고 있지만 2000년 전 ‘백제초도 13년’을 증명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 학설논란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