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은 박아무개씨. ‘잘 알지도 못한 사람 찍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원하는 사람 없음란도 두고, 시의원같은 경우 당선수만큼 기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게 맞다’는 자기 나름의 논리도 갖고 있었다. 그런 그가 투표를 포기 않고 나선 것은 ‘아는 데만 투표하자’는데 위안삼은 것. 그는 첫 투표에서 2장을, 두 번째 투표에서도 2장만 기표했다. ‘1인8표제’에서 4표를 사장시킨 것이다. 돌아나오는 길이 후련했다.
좋게 말해서 이같이 소신투표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수원에서는 1표만 찍고 나머지는 찍어버린 유권자도 있고, 광주시에선 ‘알지도 못하는데 왜 찍냐’며 교육감·교육위원의 투표용지를 찢어버리기도 했다.
잘 모르고 1차투표만 하고 서둘러 나가 나머지를 사표로 만든 사람도 있다. 기껏 급조한 정답을 들고 투표소를 찾았다가 후보자 이름만 적혀있는 용지를 보고 기억나지 않아 낭패를 본 유권자도 속출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한 유권자는 미리 메모해간 쪽지를 보며 투표하는 풍경도 목격됐다.
천안시 기초의원 사선거구는 투표수 2만8250표중에 1711표가 무효투표수로 집계됐고, 가선거구도 3만1855표중 1467표가 사표로 버려졌다. 충남도지사 선거에서도 90만1863표중 3만2587표가 무효투표수로 없어졌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