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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도록 예쁜 ‘괭이밥’

<이종희의 야생화이야기 6월>

등록일 2010년06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하기에 눈길도 잘 주지 않는 꽃이 괭이밥이다. 어쩌면 그 가냘픈 생김새와는 다르게 생명력이 너무나 강하기에 미움까지 받는 꽃이기도 하다.

그 왕성한 번식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미워 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어떤 사람은 화초를 심은 화분에서 뽑아도 뽑아도 고개를 내미는 게 밉살맞았는데, 어느 날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화분 속에서 소복하게 꽃을 피운 괭이밥을 보고는 그 어여쁨을 다시 알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네 맘대로 살아보라 했더니 그 화분을 노란 꽃으로 가득 채웠는데 그때는 밉살맞던 번식력이 갸륵하게 느껴지더라나…. 자세히 보면 그만큼 매력이 있다.

괭이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에는 여러가지 말들이 있다.

전설로는 옛날 백제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부부간에 사랑이 지나치면 자식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 부부에게도 자식이 없어 고양이 한 마리를 자식처럼 여기며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쳐들어오자 그 남편은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 부인은 그동안 고양이를 보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의지했다. 그러던 중에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듣게 되고 그 충격에 부인은 자결을 했는데, 고양이도 주인을 따라 죽어 함께 묻어 줬더니 그 곳에서 괭이밥이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지극한 사랑 때문에 그 잎이 하트인 모양이다. 서양의 사랑 표시인 하트 모양이 우리의 전설과 연결된다는 게 묘하기도 하다.

그리고 외래종의 괭이밥 종들이 사랑초라는 이름으로 많이 들어와 있기도 하다.

또 하나는 괭이밥의 씨앗이 쌀을 닮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가장 유력한 것은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될 때 이풀을 뜯어 먹는다 하여 괭이밥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옥살산이라는 성분이 있어 신맛이 나는데 그로 인해 초장초, 산장초, 시금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종류로는 줄기가 곧게 서는 선괭이밥, 잎과 줄기가 붉은 괭이밥, 흰꽃이 피는 애기 괭이밥 등 여러종이다.

예전에는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때 백반 대신 찧어서 썼는데 산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초장초라는 한약재로, 고치기 힘든 부스럼이나 치질 등의 치료에 쓰인다. 초장초를 작장초라고도 하는데 한자의 신맛 초자가 ‘잔 돌릴 작’자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민간요법으로는 벌레 물린데 찧어 바르면 해독이 되고, 불면증엔 괭이밥에 솔잎, 대추를 넣어 달여 마시면 효과가 좋다.

꽃말은 ‘당신과 살고 싶다’ 또는 ‘빛나는 마음’인데 어쩌면 그 전설이나, 노랗게 반짝이는 꽃과 잘 어울린다.

신기한 것은 꽃잎을 밤에는 닫고, 낮에만 여는데, 비가 오거나 너무 더운 한낮에도 닫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곤충이 방문하기 힘들 때는 알아서 문을 닫는 게 아닌가 싶다.

여러분도 화분속이나 밖에 나가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한 괭이밥을 한 번 자세히 보시라!

그러면 그 하찮던 꽃이 다시 보이실 것이니….

미혼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쁜 화분에 괭이밥을 가득 심어 선물해보는 것도 남다른 프러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상대가 그 꽃말까지 알고 감격한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당신의 짝일 것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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