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거를 봉사자 뽑는 축제의 장이라 했나.
지난 1일 자유선진당은 천안 나사렛대학교 대강당에서 ‘6·2지방선거 후보공천장 수여 및 필승결의대회’를 가졌다. 여기에는 이회창 대표, 변웅전 최고위원, 류근찬 원내대표 등 당원과 당직자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가 ‘필승 결의대회’니, 현 정부나 여권에 좋은 말이 나갈 리 없다.
박상돈 충남도지사 후보는 ‘수도권 중심의 망령과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정부’라는 표현을 써가며 수도권 규제철폐로 충청지역 개발은 엄청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핏대를 세웠다.
박 후보는 “지난날 YS정권은 충청도를 들러리로 세웠다. 핫바지 논쟁을 잊었나? DJ정권은 우리 충청도를 철저히 이용했다. DJP연합, 기억하나? 이건 이빨도 나지 않았다. 지금 이 정부는 아예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충청도민의 뺨을 치겠다고 달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수(아산 국회의원) 대변인도 한마디 했다.
“경상도에 한나라당, 호남에 민주당은 공천되면 100% 당선이다. 이런 과정과 절차가 필요없다. 유독 우리 충청만이 공천을 받아도 당선을 알 수 없는 지역이다.”
축사에 나선 류근찬 원내대표는 현 정부에 대해 “수도권은 배터져 죽게 만들고, 지방은 쫄쫄 굶겨 죽게 만드는 균형발전정책 포기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행복도시를 만들겠다고 꼬드겨서 결국은 산업도시를 만들겠다는 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이번에 심판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을 심판해 6월2일을 곡소리 나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회창 대표의 격려인사에도 정부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나는 세종시에 대해서 더 이상 자세한 말씀을 안 드리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렇게 거짓말하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미루고, 그러면서 충청권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 정권을 여러분의 손으로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6·2지방선거가 ‘지난 총선에서 이루지 못한 전국정당화의 꿈을 다시 이루는 선거’로 규정하며 “왜 충청권에서의 승리가 전국정당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선 충청권에서 다시한번 굳은 신임을 받아야만 전 국민이 다시 쳐다보고 자유선진당의 힘을 믿게 될 것”이라는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
스스로 텃밭으로 삼은 충남이지만 실상은 한나라당 세력이 충남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선진당이 경쟁수단으로 삼은 도구는 오로지 ‘비판’ 뿐인 듯. 정권창출을 결과적 목적성으로 하는 우리나라 정당의 현주소가 이번 선거에서도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