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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장, 4500명을 이끌다

주호용 천안 SLR 사용자모임(37·슈터스) 회장

등록일 2010년04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예쁜 아내와 토끼같은 딸 둘과 사는 평범한 가장.’

호영(38)씨는 주변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자기 삶에도 성실하다. 컴퓨터 강의를 나가고, 죽을 만큼 좋아하는 ‘일안반사식카메라(single-lens reflex camera)’ 전문가이기도 하다. 돌잔치 등에 멋진 사진을 찍어주는 대가로 꽤 짭잘한 부수입도 챙긴다.

제일 좋아하기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다. 삶이란 게 때로 버겁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행복한 투정일 뿐.

일상생활이 반복되는 속에 호영씨에겐 일대 사건이 터졌다. 2007년 1월1일 새해에 작심하고 벌인 카페 ‘천안 SLR 사용자모임’이 3년만에 4500명의 가족(회원)을 갖게 된 것이다. 마치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이제는 너무 커져 ‘운영이 겁난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단순 취미로 시작됐지만, 더 이상 취미 만으로 끌고 가기에는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뜻맞는 회원들과 영정봉사도 시작했다. 비용과 섭외를 담당해주는 곳이 있어, 슈터스가 사진봉사를 담당한 것. “아쉽기는 천안이나 아산지역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가까운 곳에서도 그같은 봉사를 했으면 좋겠네요.” 천안이나 아산에서 영정봉사 조력자를 얻고 싶다는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까.

최근에는 ‘공공(公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 하나보다는 우리라는 개념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우리가 행복해서 내가 즐거운 삶을 지향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분명 나만 좋자고 찍는 사진은 한계가 있다. 맛난 핫도그처럼, 내 입에만 들어가면 없어지는 것이 사진은 아닐 터. 사진은 한명보다는 열명, 열명보다는 100명이 봐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가치있게 빛나는 것.

예전 이야기가 있다. 동전 하나로 방안 가득히 채울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던 아이가 초를 샀다. 당연히 촛불로 방안 전체를 환하게 채울 수 있었다. 이 세상이 사진 한 장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정말 사진찍는 맛이 날 게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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