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광역의원 천안선거구·천안 기초의원 선거에 모두 60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여기에 도지사 예비후보와 아직까지 등록하지 않은 후보들까지 가세하면 숫자는 더욱 불어난다. 이른바 ‘제자백가’ 시대가 찾아왔다.
가선거구… 농촌을 대변하는 인물은?
기초의원 천안 가선거구는 동부6개읍·면과 청룡동을 품고 있다. 청룡동은 동부지역과 연결되는 시내지역이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많다. 가선거구는 다른 6개 선거구에 비해 ‘시골마을’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가선거구는 모두 9명의 예비후보가 나서 가장 팽팽한 접전지역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유제국(한나라당)·김종성(무소속)·전종한(민주당) 의원이 다시 나왔으며, 나선거구에서 당선됐던 신용일(한나라당) 의원까지 가세했다. 3명의 자리가 준비됐지만 현역의원만 4명이 나섰다.
한나라당에서는 신용일·유제국·허 욱이 나섰고, 민주당에서는 전종한·오종석, 자유선진당에서는 김남학이 출발선상에 섰다. 이외에도 한나라당 소속 현역의원이었지만 공천경쟁에서 밀린 김종성, 사회당의 김용기, 무소속의 이윤숙이 입성을 갈망하고 있다.
농촌지역을 대변해야 하는 가선거구지만, 실제 농촌실정을 정확히 알고 부농을 일굴 전략과 활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데는 물음표다. 해당 현역의원들이 농촌문제를 의정활동에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농촌을 깊이있게 연구하거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실적이 없다. 현역의원 뿐 아니라 후보들 또한 그동안 활동경향을 보면 믿음이 안 간다. 실제 9명의 후보 중 직업란을 ‘농업’으로 쓴 후보는 한명도 없으며, 김종성만이 농업고등학교를 나와 임산물 가공업에 종사하고 있을 뿐이다.
농촌문제와 더불어 동부권 지역은 ‘관광벨트화’로 지역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천안시는 10년 전부터 관광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국 지자체가 지역경쟁력이 관광산업에 있음을 알고 경쟁하면서, 천안시도 문화·유적이 많은 동부권을 관광명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유관순 사우와 아우내장터 및 순대거리를 정비했으며, 목천의 온천관광단지와 이동녕기념관, 수신에 준비중인 홍대용과학관, 어사 박문수묘가 있는 북면 고령박씨종중재실 도로 확장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만 대변하는 것이 시의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역현안에 대한 중요 의정활동의 몫이 있는 만큼 후보들의 관광정책에 대한 공부가 얼마나 돼있는지 관심사안이다.
나선거구… 직거래 ‘뾰족한 방법 없수’
천안 나선거구는 남부2개 면(풍세·광덕)과 신방·일봉·봉명동이 해당된다.
남부는 웰빙과 어울리는 지역이다. 광덕산은 등산객에게 인기있는 곳이며, 풍세 태학산 자연휴양림은 삼림욕 등 많은 관람객이 쉬고가는 곳이다. 전통테마마을도 있고 체험학습장도 있다. 광덕하천과 풍서천이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인 청정지역으로 각종 농산물이 생산된다.
반면 동지역은 아파트·상가 중심의 신방동과 구도심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일봉·봉명동 지역으로 나뉜다. 이로 인해 도·농복합지역으로서의 직거래활성화 정책이나, 구도심공동화 해소, 웰빙 관광객 유치, 추모공원 허락으로 인한 광덕면개발여건 등의 전략이 필요한 곳이다. 신방동 들녘으로 번지는 도시개발 측면도 함께 연구돼야 한다.
이같은 과제를 남겨둔 지역에 6명의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종배(한나라당)·김동욱(한나라당)과 조강석(자유선진당)은 현역의원으로 채비를 차렸고, 황천순(민주당)·이혜란(자유선진당)·이용후(민주노동당)가 3개의 의석을 놓고 경쟁한다.
전종배·김동욱은 3선에 도전하는 베테랑이며, 조강석은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현역프리미엄’이 얼만큼 먹혀들지는 미지수. 그동안 의회입성에 반이 실패한 것을 보면, 평소 확실한 의정활동으로 유권자 기대에 부응했는지가 관건이다. 5대 의회는 유급제(연봉 4000원 안팎)가 첫 도입됐는데도 4대 의회와 뚜렷한 구분을 짓지 못했다.
5대 의회에 이어 재도전하는 황천순(37)은 양승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의정활동의 면면을 간접적으로 익혔으며, 이혜란(37)은 여성으로서 건설업이란 직업을 갖고 있으며 부녀회장 경험을 갖고 있다. 이용후(37)는 민주노동당의 활발한 지역사회활동에 참여해 왔다.
대부분 40대 안팎의 젊은 세대들이고 보면 정책선거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다선거구… ‘구도심활성화’ 과제풀기
중앙·문성·원성1·원성2·신안동으로 울타리를 치고있는 다선거구는 구도심의 중심부에 해당한다. 과거 이들 지역은 소위 잘나가는 지역이었다. 중앙·문성동은 재래시장과 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시내의 구심축을 이뤘고, 원성1·2동은 가장 잘사는 동네로 소문났었다. 톨게이트가 있는 천안의 관문역을 수행한 신안동은 터미널로 상권1번지로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기네스북에 오를만큼 5개의 대학이 올망졸망 자리를 펴고 있는 곳이다.
그런 지금에야 ‘구도심’의 또다른 이름을 안고있다. 주민들은 시행정에 개발을 주문하고 있으며, 스스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 수십곳에 이를 만큼 활발하다. 하지만 천안시는 중앙·문성동 지역을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원성동을 도심하천(원성천)을 중심으로 한 살맛나는 주거지역으로 구상하고 있으며 신안동은 문화광장이나 대학로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보완하려는 중이다.
여기에는 4명의 예비후보가 나서 두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현역의원으로는 민주당의 인치견이 재선을 바라고 있으며, 의원경력이 풍부한 최민기(45·한나라당)가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재도전하는 임상덕(52)과 이동석(60)이 자유선진당의 이름으로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인치견은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민기는 행정학을 공부해 지역대학에서 공무원학부를 강의하고 있다. 최민기는 일찍이 두 번의 시의원을 경험하고 도의회로 진출해 주위 부러움을 샀으나 선거법위반으로 5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며 기가 한풀 꺾였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임상덕은 현재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는 만학도이며, 지난번 기초의원선거에 도전했다 낙마한 쓰린 경험을 안고 있다. 이동석은 예비군중대장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라선거구… 공업과 농·축산업, 공존정책은?
라선거구는 최근 선거구가 변동됐다. 성환·직산·입장이던 것이 성환·성거·입장으로 바뀐 것. 이에 따라 라선거구에 도전했던 3명의 후보가 직산읍이 넘어간 마선거구로 따라갔다. 갑자기 주명식만이 남은 라선거구는 유영오·최희태가 발을 디밀었다. 일단 2명을 뽑는 라선거구는 현재 3명이 경합을 벌이게 됐지만 이후 민주당 등에서 후보를 내면 경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라선거구 후보라면 북부지역의 특성을 읽어내야 한다. 평택·안성과 경계하고 있는 천안 북부지역은 공업과 과수, 축산이 어우러진 곳이다. 곳곳에 공장이 즐비하며 성환배, 입장거봉포도단지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북부지역은 몇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공업과 농·축산업이 어떤 조화를 이뤄야 하는가와, 성환 축산기술연구소 및 탄약창이 지역개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다. 안성천 오염이 가중되면서 최근 성환·직산 일대 상수도보호구역이 해제돼 개발의 호기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장차 ‘제살깎기’식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또 인지도가 높은 지역특산물, 특히 성환배와 입장 거봉포도의 상품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유통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3명의 후보자들은 일단 북부지역이 가진 생활상에 잘 녹아있다. 유영오(44·한나라당)는 과수원을 재배하며, 주명식(63·자유선진당)의 직업은 농업이다. 또한 최희태(63·한나라당)는 농협 조합장을 역임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마선거구… 다양한 정책 내놓아야
‘최대 격전장?’
마선거구는 숫자적인 최대 싸움터가 될 전망이다.
직산읍·부성동을 해당 지역으로 하는 마선거구에는 현재 10명의 용사들이 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장, 경쟁률이 5대1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천정리가 남아있다. 현재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는 김병학(57)·임필재(64)·박의정(46)·이준용(37)이, 자유선진당에서는 이광복(48)·정윤석(52)·맹봉재(49)가 나섰다. 2석뿐인 선거구에 같은 당 소속 후보가 4명이 뛴다면 자칫 표가 분산되는 상황이라 당에서는 어떻게든 2명 선으로 공천을 확정짓겠다는 구상이다.
이외 김영수(41) 현역의원이 민주당으로 공천을 확정받은 상태이며 이영우(45)가 진보신당으로, 김문권(49)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마선거구인 직산읍·부성동은 도심과 농촌의 어중간한 형태의 지역이다. 도시와 농촌, 그 전반에 공업지대가 걸쳐있어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다. 특히 부성동은 그 특징을 파악하기가 복잡하다. 북부구획정리로 일부 도심화가 이루어진 반면 차암·업성지역에 걸쳐있는 공업지역과 함께 농촌지역의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개발된 지역에 대한 개발여건 가능성도 높아 어떻게 변화할지 종잡을 수 없다.
구청이 들어선 직산읍도 발전변화가 무척 높다. 근방에 아파트가 계속 지어지며 수도권 전철까지 운행되면서 주민들의 생활상이 달라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각각 해당지역에 대한 어떤 정책들을 갖고 공약으로 내걸지 관심이 간다. 표를 의식한 구역별 입맞추기식 약속보다는 천안지역에서 직산읍과 부성동이 어떤 역할을 맡으며 성장해야 할 지에 대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
바·사선거구… 변화가 필요해
바선거구는 백석동과 성정1·2동을 아우른다.
성정1·2동은 관내에서 가장 변화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 밋밋함이 큰 소동없이 십수년을 이어왔다. 다만 두정동과 걸쳐있는 부분의 개발이 있었지만, 전체지역의 작은 부분이었을 뿐이다. 아파트단지도 있지만, 성정동은 대체로 단층상가들, 빌라, 원룸들이 즐비하다. 단층주택이 많아 곳곳에서 재개발이 추진되는 원성동과는 달리 성정동은 조용한 편이다.
백석동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농촌지역으로 있던 백석동에 종합운동장이 들어서며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인근 불당지역이 택지개발로 도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백석동은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는 것.
큰 문제는 다소 해결됐다. 상시민원 대상이던 쓰레기매립장은 매립완료됐으며, 시립공원묘지는 이전·추진중이다. 예비군부대도 이전해 주민민원이 끊겼다. 다만 음식물처리시설과 쓰레기소각장이 있으나 최첨단시설과 체계적인 관리로 문제의식이 크지 않다.
바선거구는 세 자리를 놓고 7명이 다툰다. 현역의원은 초선인 도병국 뿐, 다른 6명은 의원경험이 전혀 없다.
한나라당은 김각현(49)·도병국(39)·정도희(44)가 나섰고 자유선진당은 김진수(45)·윤태웅(51), 민주당은 김영숙(43), 진보신당은 이윤상(45)이 도전했다.
사선거구는 7개 선거구중 가장 단순한 지역이다. 오직 쌍용1·2·3동만이 해당되기 때문이다.
쌍용동은 하나의 구역에서 분동한 것이기에 생활상이 비슷하다. 또한 인구에 비해 지역이 작다. 관내에서는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해 있는 곳. 이에 따라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비좁은 지역에서 오밀조밀 살다보니, 일단 교통정체와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많이 나다니는 차량들로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 주거공간으로의 아늑함이 없다. 고층아파트 문화가 갖고 있는 삭막함도 한 몫 한다.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주변이 온통 음식점과 유흥업소들로 가득하다. 반면 공원이나 녹지,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사선거구에는 현역의원인 안상국(51·한나라당), 장기수(41·민주당)를 비롯해 서영경(49·한나라당), 주일원(41·자유선진당), 김진관(51·자유선진당)이 세 자리를 놓고 겨룬다.
<김학수 기자>
지방선거 ‘눈에 띄네’
37세부터 78세까지, 60명중 여성 4명
현재까지 눈에 띄는 예비후보들은 누굴까.
외부인사로는 충남도지사에 도전한 안희정(45)씨와 이태복(59)씨다. 그중 안희정은 가장 대중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5명중 한명이며 92년부터 노무현을 도와 대통령에 당선시키는데 일조,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다. 이태복씨는 전 복지부장관으로, 자유선진당에 영입된 경우다.
연령대로는 후보들이 30대에서 70대에 이른다. 가장 젊은 후보들로는 황천순·이혜란·이용후·이준용이 모두 37세로 똑같다. 특히 기초의원 나선거구(신방·일봉·봉명·광덕·풍세)는 젊은 후보들의 각축장이다. 김동욱(52)을 제외한 전종배(41)·황천순(37)·이혜란(37)·조강석(41)·이용후(37)가 3석을 놓고 경합중이다.
반면 예비후보중 천안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한 현광문씨는 78세의 최고령 예비후보로 기록됐다. 3·1정신국민운동중앙회 회장으로, 아직 젊은 사람 못지않은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역의원이 가장 많이 몰린 선거구는 김종성·신용일·유제국·전종한이 뛰는 가선거구(동부6개읍면·청룡동)다. 9명의 예비후보가 경합하는 이 지역은 타 선거구엔 거의 없는 무소속이 2명이나 뛴다. 한나라당 현역의원이던 김종성(57)씨는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도전했고, 자영업을 하는 이윤숙(49)씨는 일명 ‘빽’도 없이 무소속으로 나왔다. 이미 ‘논산2선거구 도의원에 출마’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여성도전자는 전체 60명중 4명으로, 아직 사회 전반에 여성들의 활동여건이 열악한 실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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