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최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고 얘기를 꺼내자 이준석(74·충무회 총무)씨의 주름이 더욱 깊이 패인다. 천안함과 천안, 그리고 이씨의 관계는 깊다.
천안시가 772호 초계함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은 1990년 9월4일, 자매결연과 함께 초계함 이름도 ‘천안함’으로 명명했다. 언젠가 이씨에게 천안시에서 연락을 취해왔다. 한 초계함과 자매결연을 맺었는데 충무회를 중심으로 방문단을 구성해 교류하자는 내용이었다. 해군 하사관으로 전역한 이씨는 당시 해군전역자들이 만든 천안동우회가 충무회의 총무일을 보고 있었다.
충무회는 처음 하나였다가 연령별로 구분할 필요성을 느껴, 충무회는 70세 이상(8명), 동우회는 55세~69세(12명), 수병회는 54세 이하(10명)로 구분해 매월 각계모임을 갖고, 1년에 한번 전체모임을 갖고 있다. 충무회는 흔쾌히 승낙했다.
이후 천안시와 천안함은 지속적인 교류를 했다. ‘바다의 날’이라고 불리는 5월31일에는 천안시민들이 초계함에 승선해 두세시간동안 바다를 호령하는 기분을 느꼈고, 또다른 날은 장병들이 천안에 놀러왔다. 천안 인근(아산시)에는 해군들의 우상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 있어 참배도 했다.
이근영 천안시장은 자판기, TV, 의자 등을 선물했고, 오태식 함장은 772호 초계함의 미니어처를 선물했다. 지금도 미니어처는 충무회장인 김용균씨가 원장으로 근무하는 광제병원에 있다.
이씨도 초계함에 승선기회를 얻었다.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내가 63년도에 전역했으니 37년만에 재승선한 것이죠. 난 장포장(포를 다루는 임무)이었는데, 그때의 수동식 시설과 작금의 최신식설비는 완전 딴판이더군요. 어찌나 신나던지 이것저것 만져보고 물어보며 다녔습니다.”
이준석씨가 맨 앞자리 오른쪽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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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기억하는 해군들은 대부분 배에서 생활한다. 배에서 식사하고, 훈련하고, 잠을 잔다. 많은 장병들이 배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삶이란 때로 위험하기도 하다. 그만큼 스스로 절제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으면 공동체 생활이 무척 어려워진다.
“난 6년간 기름나르는 수송선도 타보고 전투함에도 있었죠. 포탄을 수거하는 함정에서도 근무했고요. 그런데 배(바다)에만 있다보니 모두들 육지를 그리워합니다.” 육군장병들이 간절히 휴가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여하튼 참 안타깝습니다. 대한의 아들들이 불의의 사고로 숱한 목숨을 잃게 된 것이 남일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천안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천안함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다니…. 좀 더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랄 뿐입니다.”
<김학수 기자>
천안시 통합방위협 ‘해군2함대 위문’
천안함과 자매결연도시로 천안시민의 안타까움 전달
해군 초계함 ‘천안함’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해왔던 천안시 통합방위협의회가 해군2함대 사령부를 방문하고 천안시민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천안시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인 성무용 시장은 류평위 시의장, 이준석 천안해군전역자모임 이준석 총무, 관계공무원 등 11명의 방문단을 꾸려 8일 오후 3시 해군2함대를 찾아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를 격려하고 실종장병가족을 위문했다.
방문단은 자매결연을 통해 교류를 맺어온 자랑스런 천안함이 작전수행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56만 천안시민이 침통해하고 있다며, 진행되고 있는 선체 인양작업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 천안출신 실종장병인 김선호 일병의 가족을 찾아 위로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날 천안시 통합방위협의회는 군부대와 실종자 가족을 위해 호두과자와 컵라면 등의 위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천안시는 천안함과 1990년 9월4일 자매결연을 하고 지역이름을 명명한 해군함정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1998년, 2000년, 2003년 등 3차례에 걸쳐 시민들이 천안함을 방문한 바 있다.
아울러 천안시는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실종장병 구조 및 선체 인양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오락성 행사나 음주 등의 자제를 당부하고, 4월에 계획했던 문화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조치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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