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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산동백

이종희의 야생화이야기, 4월

등록일 2010년04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종희(50)씨는 천안 바위솔야생화동우회(회장 이현복)의 고문이자, 신방동 들녘에서 야생화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는 야생화 마니아다. 야생화의 대중화보급에 앞장선지 10여 년. 그의 식물원에는 야생화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의: ☎011-9821-4293

 

-노란 병아리들이 봄 소풍에 나섰다. 마른 솔방울 떨어지자 깜짝 놀란다. 여기저기 작은 나뭇가지에 뛰어 올라 오들오들 떤다. 이를 보고 지나가던 바람이 콧노래를 불러준다. 병아리들은 다시 평안해진다.-

며칠 전에 광덕산에 갔다가 마주친 산동백을 보면서 느껴졌던 감정이다.

산동백은 이른 봄에 꽃다지와 더불어 나무로는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다. 산수유와는 꽃자루가 약간 더 짧고 꽃을 피운 줄기가 녹색(산수유는 갈색을 띔)을 띌 정도로 아주 흡사하지만 향에서는 전혀 틀리다.

‘한창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김유정의 단편 소설인 동백꽃은 바로 이 산동백을 가리킨다.

산동백은 꽃이 피면 그렇게 생강냄새 같은 알싸하고 짙은 향이 나기에 생강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생강처럼 톡 쏘지는 않고 은은하면서도 산뜻한 향이다. 옛 선비들은 녹차가 들어오기 전에는 꽃이 진 뒤에 나오는 어린잎을 말렸다가 차로 마시기도 했다.

콩알만한 둥근 열매는 9월경에 붉은색이었다가 검은색으로 익는데 열매에서 얻은 기름이 동백기름 같이 향기가 좋고 깨끗해서 예전엔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산동백이라는 이름을 얻은 게 아닌가 싶다.

삼찬풍이라는 약명으로 불리며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데 원인모르는 호흡곤란, 천식, 냉증 등에 효과가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어혈을 풀어주기에 타박상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어린잎은 장아찌나 쌈으로 먹어도 아주 일품이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이 어울리게 반그늘이고 기름진 곳에서 아주 잘 자란다. 여러분도 지금 가까운 산에 가보시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야생화다. 혹 산수유 꽃이라 우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살짝 아는 체를 해도 유쾌할 것 같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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