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파는 이가 있다.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때로 폭설이 찾아와도 묵묵히 자기 갈 길만 가는 사람. 그에게 결국 우물물이 나왔을까?
이건배씨도 ‘상황버섯’ 재배에 우직하게 15년을 보냈다. ‘성실’ 하나 믿고 덤비길 수십차례. 상황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낙담을 거친 끝에 겨우 마음을 열어주었다.
예쁘고 탐스럽게 자란 상황을 보면서 흐뭇해하기도 잠시, 그가 서있는 자리가 골인지점이 아닌 ‘반환점’임을 깨닫고는 불끈 힘을 줘본다. 그가 되돌아갈 길은 또다시 개척해야만 하는 길, 바로 ‘상황민속주’의 성공적 시판이 기다리고 있다.
정직한 사람은 하늘이 지켜준다던가. 국내외 경기에 찬바람이 분지 오래지만 3만㎡에서 재배되는 상황버섯의 진가가 버섯 자체는 물론 상황민속주를 통해서도 빛을 볼 것임을 자신하며 제조시설을 갖췄다.
시판할 민속주 이름도 정했다. 천안을 대표하는 천안삼거리 민요가락에 착안해 ‘흥에겨워’로 정한 이건배씨의 눈가가 찡긋. 자존심을 세울때 나타나는, 다소 거만해보이기까지 한 자신감이다. 이미 여러 지인들로부터 ‘맛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한 몫.
상표에 크게 박혀있는 한자 ‘흥(興)’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서예가 인영선 선생이 직접 쓴 글로, 그가 자랑스레 내보일만한 것 중 하나.
“근데, 말입니다. 2%나 들어간 상황의 효능도 좋고, 상표도 만족한데 유통문제가 걸려있어 고민입니다. 암만 맛좋고 영양 좋으면 뭐합니까. 소비자 손에 들어가야 장땡이죠.”
일단 전국에 퍼져있는 70여개 신토불이가 이건배씨 농장의 ‘흥에겨워’를 손님상에 내놓기로 했다. 애주가들에게 맛은 장담하니 관건은 얼만큼 알려지는가에 있다.
“천안에서 영농조합으로 일군 민속주는 ‘흥에겨워’가 처음일 겁니다. 그래서 더욱 지역주민이 사랑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천안에서 만든 민속주가 전국에 최고가 되는 날을 위해서는 앞으로 정직과 성실로 부지런히 뛰는 수밖에요. 참, 상황막걸리도 맛이 좋습니다.”
문의/ 041-565-2005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