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2010공공디자인 공모사업 대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공디자인 부문은 당진군과 연기군, 공주시가 당선됐고,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부문은 논산시와 보령시가 선정됐다. 5개 지역이 신청했던 지난해보다 4곳이 더 늘었다. 공공디자인 부문에선 4곳이 신청해 아산시가 탈락했고,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부문은 5곳이 신청해 계룡, 금산, 서산이 미끄러졌다.
충남의 수부도시로 자처하는 천안시는 이같은 필요성이 타 도시보다 절실한 지역이지만, 올해 공모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천안시, 집중사업으로 채택해야
시 도시과 담당자는 “올해 걷고싶은거리 조성사업에 올인하면서 공모사업에 신청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정된 인력이라 자칫 ‘두마리 토끼를 쫓다 모두 놓쳐버리는’ 어리석음을 보일까에서다.
시가 말하는 걷고싶은거리는 천안역에서 천안터미널 2㎞ 구간. 최익수 담당자에 따르면 3월 초순 타당성 용역을 발주해 6월 안에 최종 연구결과를 받고, 여러 절차를 거쳐 2011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만도 수십억원이 넘는다.
또한 충남도 지원을 받는 자전거도로 시범구역으로도 선정된 곳이라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의 경우 수백년간 전통적으로 관리돼 오는 시민의 문화거리가 있고, 우리나라는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사업이다.
천안시가 응모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도 있다. 간판정비사업 등이 이미 시범구역을 정해 시행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의욕만 앞설 뿐, 마땅한 계획이나 의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이들 사업은 결국 부실사업으로 종료되고, 예산낭비만 부추길 뿐이라는 것.
천안시도 몇 년 전 아우내 장터의 간판정비에 손을 댔지만, 이후 별 소득 없이 원상태로 돌아가고 말았다. 시도는 좋았지만, 체계적인 준비와 장기적 계획이 미흡, 쓴 대가만을 치르고 만 셈이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일부 지원되는 도 지원사업에 덜컥 미끼를 물듯 할 게 아니라 신중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추진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갈 길도 멀고, 문제점도 많은데 인력이나 예산이 곤궁한 천안시. 인근 아산만 해도 디자인 관련 과가 있건만, 천안시는 아직 ‘홀로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처지다.
최 담당자는 “열악하지만 공공도시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잘 된 곳을 연구검토해 이미지도시로의 천안구현에 힘쓰겠다”고 열의를 다졌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