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가 김예환(52)씨에겐 절절하게 와닿는 요즘이다. 지난 3년간 운영해온 태조산 교통공원은 그에게 ‘희생’할 것을 강요했었다. 장소가 협소한 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니카도 없어 공수해왔다. 일주일에 두 번. 교육이 있는 날이면 용달차 5대에 미니카와, 천막과 각종 부자재를 실고 태조산으로 향했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 2월10일 성환 문예회관 한 편에 설치한 ‘천안시어린이체험장’의 관장이 됐다. 체험장은 전국 최고다. 어린이교통시설이 청주와 진천에도 있고, 소방·안전시설로는 송파에도 있지만, 천안은 교통과 소방·안전뿐만 아니라 방송과 농가체험까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로 자라잡은 것.
‘빵빵한’ 남서울대가 입찰 경쟁자로 나섰지만, 김 관장이 믿을 거라곤 경험과 배짱뿐. 오랫동안 삼운회교통봉사대 충청남도 본부장을 맡아온 그의 이력과, 태조산 교통공원에서 3년간 눈비가 와도 철저히 아이들과 함께 해왔던 교육열정, 거기다 40여 명의 자원봉사원들이 든든한 백이었다.
이런 실질적 능력과 여건이 도움이 되었는지, 2년간(약 2억4000만원) 위탁무료운영을 맡게 됐다. “좋은 시설과 여건에서 아이들의 현장교육을 맡게 됐지만, 몇가지 원칙과 체계를 세우고 내실을 기하려고 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내실은 우선 병설유치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대부분 열악한 운영형편의 병설유치원에 차량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는 어린이체험장을 통한 현장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하루교육을 제대로 해주기 위한 고민도 된다. “하루 50명 내외가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시설이 전국최고라고는 하지만, 절대기준에는 협소한 실태도 이후 개선과제다. 몇가지 실내프로그램들이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하게 몰려 만족할 만한 교육이 이루어지긴 어려운 상황인 것.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열심히 교육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개선노력을 기울여 전국에 으뜸가는 어린이종합체험장을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시설적인 면에서 그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 이상, 이젠 얼마나 알찬 교육을 해나가느냐에 그의 관심이 머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