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찬회에서 성무용 천안시장은 “올해는 ‘여호첨익(호랑이에 날개단 격)’과 같이 힘차게 비상하는 천안시를 만들자”고 말했다.
천안시는 지난 12일(화) 오전 10시 봉서홀에서 2010년도 ‘시정연찬회’를 가졌다. 주민과 행정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는 이·통장 등을 대상으로 올해 주요시책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현장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성무용 시장은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지난 한해 성과를 밝히는 것이 순서지만, 그조차 시장업적으로 인식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간 모든 분야에서 괄목상대했지만 아직도 서민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경제활성화’를 우선정책으로 삼고 3500여 억원을 조기집행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0시40분부터 시작된 주민질의에는 100여 분간 20명에 가까운 질의를 받고 대답하는 강행군(?)을 연출했다. 시간이 부족하다며 예의적인 칭찬은 배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몇몇 찾아온 시·도의원들은 소개인사만 받고 바로 퇴장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2013년엔 ‘세계엑스포’ 도전
주민질의는 깊이 있는 질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은 일반적인 단순질문이나 또는 개인적인 숙원사업 해소 차원에서 질문했다. 굳이 시정연찬회를 빌리지 않고도 연두순방(주민과의 대화) 때나 읍면동장을 통해서도 듣고 제보할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
입장주민은 산업단지가 언제 착수될지 궁금해 했다. 성 시장은 “(가칭)천안 인터테크노밸리는 160만평의 대단위 규모로 조성하려 한다. 그래야 대기업을 둘 수 있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무척 클 것”이라며 “직산은 여건이 좋아 상담업체도 많다”고 밝혔다. “세종시엔 신규기업 위주로 두겠다는 정부방침으로 중복에 따른 피해는 없을 듯”한 것은 다행으로 여겼다.
올해 흥타령축제 계획을 묻는 백석동 주민의 질문에는 먼저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신종플루로 민감해진 정부가 교부세 받고싶음 취소하라는 압력으로 식품엑스포는 치렀지만 흥타령축제는 취소해야 했다. 엑스포가 아무 탈 없이 성공리에 끝낸 것을 보면서, 흥타령축제를 해도 됐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축제는 더욱 욕심내서 치르겠다는 성 시장은 “아라리오 광장에서 2만명이 한꺼번에 춤추면 대단할 것”이라며 흥타령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이 참여하고 관심가져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품엑스포에 대해서도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한 성 시장은 2011년에 한번 더 엑스포를 가진 다음 2013년에는 세계엑스포를 개최하겠다는 큰 그림도 밝혔다. 성 시장은 “엑스포 끝내고 저 혼자 울었다”며, 이번 엑스포가 천안의 농업을 한걸음 발전시키고 농민들에게 힘을 실어줬다는데 긍지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복합테마파크 추진상황을 묻는 문성동 주민 질문에는 또다시 “죄송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모 기업이 5000억을 내겠다고 했다 취소하는 바람에 1년 여가 허비됐다며 “민자사업으로 하다보니 늦어지는 것”임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다행히 참여업체들이 생기면서 올 상반기에는 추진될 것으로 밝혔다.
인재유출 150명 “깜짝 놀랐다”
입장주민은 입장밸리 조성계획을 물었다. 성 시장은 “1500억원이 투자되고, 영상·자동차·통신장비 등에 관련된 업체가 들어설 거다. 완공시점은 2014년으로 본다”고 답했다.
병천주민은 해당지역의 발전과 민감한 천안~청주공항간 경전철사업에 대해 물었다. 성 시장은 “탄소줄이기도 좋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임을 강조하며 “KDI 적격성 조사에도 필요성을 인정받았으며, 경전철 추진으로 천안·청주지역의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시장이 땅 사두고 땅값 올리려 한다는 오해도 많이 받고 있다. 그런 거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풍세주민은 ‘풍세일반산업단지’의 추진현황을 알고싶어 했다. 이에 대해서도 “시가 주관이 아닌 민간주도의 산업단지로 그간 다소의 문제가 생기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연장되면서 기업들이 주춤 하고, 일부 등 돌린 업체도 발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신안동 주민이 도심하천에 대해 묻자, 성 시장은 소상히 설명했다. “천안천은 올해 공사가 완료되면 하루 1만5000톤의 역펌핑한 물이 흐를 것이며, 차후 성정천과 삼룡천 등 모든 도심하천을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늘아래 가장 편안한 곳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물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2동 주민의 국제특구사업 물음에는 “160억을 들여 양질의 원어민 교사 확보에 힘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천안 관내도 좋은 학교가 많은데 금년에 150명의 인재가 외지로 유출된 것에 깜짝 놀랐다”며 학부모들의 의식이 제고되길 바랐다.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천안시는 올해 ‘천안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개인민원 만발 ‘혹시 시장 앞이라면…’
아무리 안되는 고질(개인)민원이라도 시장 앞이라면 쉽게 들어주는 관행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연초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도 팽배해 소심한 사람도 기회를 잡고자 발언권을 얻으려 적극적이다.
직산 삼은리~부송리간 도로가 빨리 추진되길 바라는 질문에, 실무부서장인 한상국 도로과장이 나섰다. 이미 실시설계를 완료해 놓았지만 국비확보가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있음을 밝혔다. 한 과장은 “금년에 국비확보에 노력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정주민의 도로개설 문제에도 한 과장은 “서부역사 뒤편 홀리데이 옆 98m 미개설도로는 금년 토지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상반기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 시장은 “금년에 해줄게(요)” 하며 덧붙여 강조했다.
신방주민의 신방동 작은도서관 건립요청에도 “빠르면 올해 10월 공사를 시작해 2011년 또는 2012년까지는 준공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박수갈채를 받았다.
풍세주민의 용정리를 지나는 고압선 해결문제에 대해선 “한전(한국전력)하고 전주문제로 압력도 넣고 의견도 전달하고 있는데 잘 협의가 안되고 있어 답답하다”며 “지속적으로 상의하고, 안되면 중앙정부에도 건의드리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광덕주민의 광덕도로 제설작업에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성 시장은 도로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강하게 짚었다. “국도는 국토관리청, 지방도는 해당 도에서 관장하고, 그 외의 도로를 시가 관리하고 있다. 아주 잘못돼 있다. 그래놓고 그네들은 사람이 없어서, 기름이 없어서 하며 못 치운다고 한다. 못 치우면 위임이라도 해야할 것 아니냐. 천안관내는 천안시가 모두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전국적으로 내 집 앞 눈치우기 운동도 벌이고 있는데, 자생단체나 봉사단체 등도 다같이 나서줘야 한다. 이런 폭설은 시행정이 다 감당 못한다”며 시민이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중앙동 주민은 공동물류센터 및 재래시장 활성화 계획을 물었다. 이에 성 시장은 “신당동 일원에 50억을 들여 공동물류센터를 만들려 한다. 대형할인마트 등에 대항해 슈퍼마켓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래시장 활성화 계획에는 “최근 남산중앙시장은 내가 가면 고맙다는 소릴 듣는다. 하루 1000명에서 3000명까지 몰리며 활성화된 상태다. 다른 곳도 살릴거다. 더불어 천안물가가 비싸다고들 하는데 ‘반값세일운동’을 펼친 결과 현재 1000군데에서 가입하고 있다. 그렇다고 품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