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남주 충남미협지부장이 ‘카피작품’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지난 충남도 미협선거에서 위법혐의를 받아 법적공방 중에 있기도 하다.
카피논란은 그가 지난해 3월 공모에서 선정된 천안시 상징조형물 ‘염원’이란 작품이다. ‘염원’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브론즈, 화강석을 이용한 높이 18m 대형작품.
현남주씨의 작품(좌)과 카이스트에 설치된 조형물(우)
그런데 얼마 전 시청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염원이란 작품은 카이스트 상징조형물과 흡사하게 닮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 두 작품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구성요소가 닮아있다. 대의 형태부터 원, 삼각형, 음표를 그려넣는 오선 등 일부가 아닌 전체가 쌍둥이처럼 보이는 것.
이같은 논란소식을 접한 한 미술관계자는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음을 밝히며 “원이나 삼각형 등을 보면서 공대에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5점의 응모작에 카이스트 조형물 작가도 함께 공모했던 점도 아이러니. 시는 ‘일리있는 의심’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현남주 작가와 카피했다고 의심되는 카이스트 조형물 작가에게도 확인해볼 계획이다. 또한 한국조각가협회 등 카피여부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자문을 받아보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내 한 조각가는 카피의 의심을 강하게 피력했다. “조형물은 창의성이 발현되는 작업으로, 그렇게 많은 부분이 닮긴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천안 미술계는 벌써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문제의식을 강하게 던져놓고 있다.
일단 카피논란이 제기된 만큼, 더구나 작품이 천안시를 상징하는 조형물인 만큼 시는 객관적 검증을 통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자문을 통해 표작인지의 여부를 한 점 의심없이 밝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시 상징조형물 공모는 모두 5개 작품이 참여했고 7명의 심사위원들이 가격평가 20%, 창의성·조형성·조화성 등 기술능력 80%의 평가점수를 합산해 최고득점자를 가렸다.
최고득점한 현남주씨의 작품 ‘염원’은 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 화강석을 이용한 가로 12.6m, 세로 9.9m, 높이 18m 규모의 대형작품으로 천안이 갖는 지형적인 위치와 미래지향적인 천안의 모습을 조형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조형물 공모에 5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시는 천안의 관문에 설치해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대·내외적인 홍보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도 하에 공모사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