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일), 아침 일찍 전화기가 울렸다. “오늘 미협 도지회장 선거가 열리는데 와주실 수 없나요. 후보자격이 없는 현 지회장이 나온다고 해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점심때가 막 지나서 다시 전화가 왔다. 좋은 뉴스거리가 있으니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논란당사자 ‘지회장에 선출’
지역 미술계가 이른바 ‘현남주 알레르기’를 겪고 있다.
미술협회 천안시지부장과 두 번의 충남도지회장을 겸임했던 현남주씨. ‘권불십년’이라던가. 점점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아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 지회장은 4년 전 논란을 무릅쓰고 재차 시지부장 선거에 나섰다가 덜컥 발목을 잡혔다. 생각조차 못했던 패배였다. 새 지휘부는 기존 체계의 문제점을 짚으며 압박했지만, 결국 화해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지난 3월에도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천안시 상징조형물 5억공모에 그가 참여하면서 이미 그의 작품이 선정될 거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시는 공정한 심사를 약속했지만 결국 현남주씨 작품이 선정됐다. 의심은 더욱 증폭돼 미술협회 시지부장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한동안 미술계의 안주거리가 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제20대 도지회장선거에 나서며 다시 시끄러워졌다.
정관상에 미협도지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번에 걸쳐 연임이 가능하도록 돼있다. 그가 지회장에 재선된 것은 2006년 말로, 올해 임기를 마치면 다시 지회장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월 그는 ‘4년 단임제’로 개정하는 안을 상정해 통과됐다. “저거, 자기가 한번 더 해먹으려는 수작 아니야” 하는 오해받기가 쉬운 상황. ‘제20대 임원 선출시부터 적용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6일(일) 아산 온양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회장선거에서 현남주씨는 거센 반대여론을 무시하며 다시 나왔고, 황선익씨(29표)를 압도한 53표를 얻어 ‘임기4년’을 연장했다.
이번 선거를 ‘정관위반’으로 보는 상대후보측은 법원에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한 임원은 “세 명의 변호사에게 물었더니 모두 100% 승소를 장담하더라”며 선거무효를 확신했다. 반면 현남주측은 사전검토했지만 법적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선거에 임했음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손 치더라도, 그가 정관을 개정한 것이 결국 개인적 욕심을 채우고자 함이었다는 도덕적 결함은 회피할 수 없게 됐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