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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외출 ‘서성강 개인전’

11월25일부터 인사동 갤러리북스, 12월18일부터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전시

등록일 2009년11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방황기의 20대에 유일한 벗은 카메라였다. 그 속에 내가 바라던 세상이 있었고, 또 그렇게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카메라 속의 세계가 허구란 것을 알면서 또한 현실속의 보잘 것 없는 나를 발견하면서 습관처럼 그런 일상을 찾아 셔터를 눌렀다.’


사진작가, 서성강(충남도 사진작가협회장)이 개인전을 연다. 지난 94년 첫 개인전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그간 강산이 한두번 바뀌었는데, 그의 주제는 여전히 ‘고뇌의 바다’. 83년쯤 사진촬영을 시작하고, 2년 후인 85년부터 24년간 줄곧 찍어온 주제다.

‘고뇌의 바다’에는 가장 고단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등장한다. 노숙자에서부터 폐지를 줍는 노인, 추운 날씨에도 시장 한 귀퉁이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작품에 대해 안수환 시인은 “나는 그의 사진을 보고 울기 시작했다. 보라, 그의 고뇌를, 그의 작업을, 그의 숨결을…, 작가의 탁월한 관점은 사진으로 불러낸 것이 ‘아픈 사람들’이 아닌 ‘아픔을 견디는 향기로운 사람들’이라는데 있다”고 평했다.

75점을 걸머맨 이번 전시회는 1회때와는 달리 서울 인사동에서 먼저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는 25일부터 12월1일까지는 ‘인사동 갤러리북스’에서, 그리고 12월18일부터 27일까지는 천안의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전시실’에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특히 천안 전시실에서는 아내 최정숙(45)씨의 도예 20여 점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흙이 좋아 18년간 도자기와 함께 한 최씨의 생활도자기들이 처음 전시라는 형태로 사람들 앞에 내보인다.


|▶많은 주제들 중 왜 ‘고뇌의 바다’인가.

-누군가는 기록해야 할 시대의 유산이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외면한다고 없어지는 아픔은 아니다.

▶그네들을 사진찍기가 힘들었을 텐데.

-뒷골목의 실태를 들춰내면서 도통 사람취급을 못받았다. 때론 양팔을 잡혀 끌려간 경찰서(파출소)에서 신원·반공조회 등을 거쳐 별 이상이 없으면, 파출소장으로부터 30분간 훈계를듣고 나와야 했다. 또한 불우한 자신들을 찍는 것을 용납할 리 없잖은가. 찰라의 시간,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구도를 잡는다거나, 후레쉬를 터뜨릴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일 게다.
 

▶그럼 전시회 형태는 앞으로도 쭉 ‘고뇌의 바다’인가.

-아니다. 내 전시회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하고자 한 것은 먼저 어린이의 해맑은 미소(그것이 인간과 삶의 가장 밝은 모습이라 생각해서)였고, 다음이 청소년들의 생활상이며, 점점 사회의 어두운 밑바닥을 조명해 완성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것을 지금 거꾸로 발표하고 있는 거다.

▶제일 찍고 싶은 장소나 대상이 있는가.

-물론이다. ‘종합병원’은 달라는 대로 돈을 줘서라도 찍고싶은 장소와 대상이다. 거기에는 탄생에서 죽음까지, 사회를 함축시켜 놓은 미니어처다.

▶‘고뇌의 바다’에서 무엇을 보는가.

-잊혀져 가는 내 모습이다. 이번 작품들은 대개 87년도부터 92년까지 찍은 사진들이다. 20년이 지난 후 카메라를 통해 본 그 모습들이 정겹다.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고, 어머니 같고, 마지막으로 내게 유언을 남기고 웃으시며 자리에 눕던 아버지 같다. 그래서 그 모습들을 보고, 기록해 가는 것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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