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나성남 교수)은 지난 17일 시청 상황실에서 ‘천안문화산업진흥지구 인프라 조성 및 운영계획’을 최종보고하는 것으로 용역사업을 종료했다. 36쪽 내용물을 얻기 위해 천안시가 들인 사업비는 모두 5500만원, 착수한 지 6개월만이다.
천안문화산업진흥지구 관련 최종 연구용역보고회가 진행된 가운데, 위원들 대다수는 실질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형성될지 명확한 개념이 안 서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실제 용역을 연구수행한 호서대 산학협력단 내 벤처디자인연구센터는 천안문화산업진흥지구(문화동·대흥동·성황동·오룡동·원성동 일원) 30만6782㎡를 ‘문화산업공간의 중추’로 밑그림을 그렸다. 천안역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진흥지구는 천안IC·문화광장과 버스터미널을 한 축으로 삼고, 천안삼거리공원과 종합운동장 일대를 또다른 축으로 삼는 삼각의 중심부로 설정한 것.
문화산업진흥지구 육성방향은 크게 첨단·산업·생활 문화디자인으로 삼았다. ‘첨단’은 오감 표현기술이나 미디어 기술, 유비쿼터스 융·복합 콘텐츠를 담고, ‘산업’에선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디자인, 농수산상품, 마케팅 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생활’에선 문화, 역사, 특산물, 향토문화, 위기유산, 녹색문화, 축제, 체험, 문화관광 등을 총망라한다.
기본방침에서는 ‘1인 창조기업’을 문화산업의 최적합 기업모델로 내다봤다. 참고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밝힌 한국 창조기업의 수는 2005년 4만4120명에서 2009년 현재 6만5271명으로 꾸준히 늘었고, 2014년엔 23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경제에서 창조경제로 전환하는 이들 1인 창조기업에 대해 미국은 세금공제로, 독일은 자금지원으로, 영국은 교육훈련 등으로 돕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의 중심이 될 첨단복합테마파크타운은 문화디자인컨버전스센터, 게임콤플렉스, 체험박물관클러스터, 다문화콘텐츠센터로 구축하는 것을 방안으로 내세웠다.
동남구청사·영상미디어센터 일대/ 첨단복합테마파크타운
대흥동·문성동 방향/ 푸드테마파크
중부방송국 주변/ U-감성콘텐츠
천안세무서·중앙초교·중앙도서관 주변/ 비채다문화 교육
CGV 일대·버들거리 아래/ 명동패션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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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디자인컨버전스센터는 창작소재발굴실이나 디자인기획연구실, 모형연구실, 감성콘텐츠개발자원실, 가변형커뮤니케이션실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골자. 그곳에는 대학연구소나 산업체, 창업동아리 등이 입주대상이 된다. 게임콤플렉스는 미팅실, 인포메이션데스크, 프레스룸, 다목적홀, 무대 등으로 구성하고 게임중독치료실이나 예방클리닉 공간도 함께 조성한다.
체험박물관클러스터는 음식·축제·인물 등의 존과 기획특화존으로 나눠 체험공간을 두는 방안이다. 호두과자나 와인, 순대, 웰빙식품, 춤 체험, 게임 등의 박물관과 마라톤, 만세운동 등의 체험관, 천안인물관, 천안사랑관, 천안스토리텔링관 등을 운영하게 된다.
이같은 내용은 시기별로 완성도를 갖는다. 먼저 2010년에는 계획완성시기이며 2012년엔 허가업무 종료와 건축물착공준비를, 2013과 2014년 건축물 공사 및 완공하고 2015년 운영준비업무를 통해 개관·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대부분 시비와 민자로 이뤄진다.
김상락 “진흥지구의 특징이 뭔가?”
이날 최종용역보고회는 성무용 천안시장이 회의를 이끈 가운데 몇몇 위원들이 의견을 내놨다.
이명근 시의원은 “내용이 전반적으로 복합테마파크에 치중돼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백순화 백석대교수는 “보고가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탕에 깔고 얘기하는데, 천안시가 그대로 수용한 것인지 아님 별도전략을 토대로 짠 것이냐”며 의문점을 보이며 “수년 걸쳐도 못이뤄낼 방대한 사업량으로, 너무 할 일이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강석 의원은 “지금도 파악이 잘 안된다”며 사업 전반의 내용이 쉽고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음을 불만으로 내비쳤다. 김상락 교수도 “지난번 중간보고때보다 많이 정리됐지만 지금도 이해 안가는 부분이 ‘그럼 천안의 특징이 뭐냐’는 거다. 특징이 있어야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인데 난 못찾겠다. 또하나 문화산업지구인데 산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흥원 원장은 “새로운 지구조성에서 필요한 것은 촉발(유도)할 부분”이라며 일본의 예를 들며 “천안의 대표산업이 문화지구에 들어가서 문화와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고, 구역별로도 먹거리나 쇼핑 등이 조성돼 있어 이용객에게 부수적인 관심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용역기관측은 몇가지 내용을 수정·보완해 최종보고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