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딸, 가람이와 함께
“지민이·가람이, 엄마 뭣 좀 할 게 너희들끼리 놀아.”
“예.”
엄마, 미경(31)씨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 꼭 해야 할 일에 몰두한다. 금새 한시간이 흐르고, 또다시 한시간이 흐른다. “이제, 다됐다.” 엄마의 웃음과 함께 손에 들린 건 다름 아닌 빨갛고 노란 리본머리띠. 다섯 살 가람이 머리에 씌워보니 딱 어울린다.
미경씨는 리본공예가다. 2년 전 소일거리 삼아 배우다 보니 자격증을 따게 됐고, 최근에는 지도자사범까지 돼버렸다. 선물포장도 자격증 소지자. 이제 ‘누구 엄마’라고 불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전문인 영역에 한자리 꿰차고 앉았다.
“리본공예의 자격증은 협회 차원에서 주는 게 아니에요. 노동부가 관장하는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죠.” 어깨에 괜한 힘이 들어간다.
남들보다 이른 23살때 결혼해 둘째아이를 가진 2005년경 남편 직장따라 천안에 정착한 미경씨의 우울증은 한때 심각했다. “친구들보다 일찍 결혼했죠, 네살배기 큰딸은 손이 많이 가는 시기에도 둘째 애까지 뱄죠. 천안은 아는 이 없이 낯설기만 하죠. 아주 악조건은 모두 모였으니 우울증이 생길만 했죠.”
그는 2년 전 ‘성정동 주민센터’에서 우연히 리본공예를 배우게 된 것을 지금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기회가 안주어졌으면 어떨 뻔 했을까.
“리본공예는 크게 장식소품과 액세서리로 나누는데 코르사주와 머리(끈)띠, 리스 등에 주로 쓰이죠. 손재주가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인데, 기법이 수십가지에 이르지만 어렵지 않아요.”
미경씨는 손가락을 꼽으며 리본공예의 장점을 말한다.
“1시간에 한 개 작품을 만들 정도로 작업시간이 적게 들어 성취감도 높구요, 재료비도 저렴하죠. 판매가격도 부담없이 저렴하고, 작품 자체가 작고 가벼워 관리가 수월한 이점이 있어요. 그래도 배우기엔 고등학생 이상이 제격이죠.”
그녀에겐 오는 12월이 ‘네잎 클로버’처럼 행운이 따라주길 기대한다.
“그동안 부강사로 한 곳을 나가고, 2명이 제 집을 찾아와 배우고 있는게 다에요. 이제 고치에서 깨어나올 때죠. 마침 12월이 각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프로그램이 재개설시기라 모든 문을 두드려보려 해요. 꿈은 2년 안에 내 공방을 갖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