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월)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가 천안·아산 통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외지인이 7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천안시는 아산과의 통합에 80% 이상이 찬성의견을 보이고 있다. 도시규모가 큰 천안은 정치계에서도 아산과의 통합에 따른 정치입지가 위협되지 않는다고 보고 반발이 없다.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이사장 구본영)는 대시민 서명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여론수렴도 활발하다. 양승조 천안국회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충남도당이 최근 천안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도 여론조사를 준비중에 있다. 천안시의회는 18일(금) 의원총회를 갖고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천안시민 1000명에 대한 통합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22일 기자회견 후 행정안전부에 통합신청을 접수할 것으로 결정했다.
통합관련 포럼과 세미나 등도 개최될 예정이다.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가 오는 28일경 통합관련 포럼을 열기로 했고, 호서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선문대학교, 정부간 관계연구소가 공동으로 ‘천안·아산시 통합의 의의와 지역발전’이란 주제로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학술회의는 22일(화) 오후 2시 호서대 천안캠퍼스 종합정보관 503호에서 열린다. 이들은 지방정부 주도가 아니라 지역대학 연구소가 주도하는 학술회의로, 정치적 흥정이나 타협을 배제하고 오직 학술적 차원에서 통합의 타당성을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천안·아산지역의 대학교수들과 시민단체, 양 도시의 시의원이 토론에 참여할 예정이다.
연구·토론 생략된 통합찬반 ‘부실덩이’
천안·아산간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편으로, 오래 전부터 통합얘기가 거론돼 왔으나 체계적인 분석자료를 갖고 있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천안·아산 통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가 한번도 진행된 적이 없다. 통합시 경제유발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천안·아산지역의 발전지표가 어떻게 그려질지도 연구된 바 없다. 지리적인 문제나 역사성, 정체성 등과 관련해서도 분석자료가 없는 상황.
9월을 전후해 통합추진절차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 6월 경부터 경고돼 왔었다. 이 때문에 천안·아산경실련이 포럼을 열 계획이었지만 통합과 관련한 천안·아산지역의 민감성으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천안시정 또한 통합문제에 대해 그동안 손놓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아산이)민감해서”라는 말로 에두르지만, 지역대학에 간접지원을 통해서라도 통합관련 용역을 수행했더라면 지금의 서두름을 모면할 수 있었을 듯. 통합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 없이 판단하기는 많은 오판과 다툼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제 짧은 기간동안 할 수 있는 것은 형식을 맞추기 위한 ‘급조된 여론몰이’ 뿐. 이런 이유로 찬·반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또한 갈등요소도 결국 체계적인 연구분석이 없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시각적 차이와 이해관계로 맞물린 이기적 주장을 문제삼지 못하는 부실함에서 기인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