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쌍용대로변 청솔아파트 담장 벽면엔 ‘천안12경’ 대형사진이 걸렸다. 천안12경은 당초 8경으로 추진되다 갑자기 12경으로 결정된 천안 관내 대표 경관들. 봉명동 주민센터는 삭막한 도심거리를 특색있고 밝게 꾸미기 위해 가로 4m, 세로 2m 규격의 대형사진을 게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로변의 벽면은 사진과의 찰떡궁합이 되기엔 2% 부족했다. 큰 사이즈로 빼기엔 사진상태가 흐릿하고 멋이 없는 것. 광덕산의 설경은 밋밋하고, 배꽃풍경은 장관을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대형 텔레비전을 가까이에서 보듯, 벽면사진 앞을 걸으며 봐야 하는 사람들은 어질어질. 달리는 차 안에서 보는 것도, 도로 건너편 인도에서 보기도 부적절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쳐다보는 것을 포기하고 걸었다. 애초부터 거기 없었던 듯, 가끔씩 지나는 보행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형식을 달리 했다면 좀 더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보행자를 위해서든, 쌍용대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보기 좋게 하듯 정확한 초점이 필요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12경을 소재로 택하려거든 그림으로 호응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것. 간결한 디자인을 사용하든, 아님 과장된 아름다움을 선사하든 눈길 끄는 작품으로 내걸었다면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듯.
요즘 희망근로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예술인들의 그림벽화 활용이 가능하며, 약간의 협조를 의뢰하더라도 지역예술인들의 작품을 얻는데 어렵지 않다. 좋은 거리벽면을 갖고도 밍숭맹숭한 대형사진을 걸고 만족하기로는 뭔가 부족함이 엿보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