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택 천안박물관 학예팀장이 수강생과 관람객을 위해 직접 작품설명에 나섰다.
지난 9일(수) 오후 2시경 천안박물관 전시관에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다니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둘러쌓인 사람들 사이로 이종택 학예팀장이 보였다. “요 부분에 약간의 분홍채색이 되어있지요. 아마 계절이 가을철이었나 봅니다.” 이 팀장은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고 전시그림 하나하나를 설명해나가고 있었다. 듣는 이들은 박물관 수강생들과 일반 관람객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장년층이지만 조그마한 설명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열정이 묻어났다.
천안박물관이 ‘좋은 산수에 마음이 취하네(心醉好山水)’ 전시를 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1월8일까지 2달간 전시하는 조선시대 산수화전은 박물관이 개관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기도 하다.
이번에 공개한 작품 40점은 선문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것으로 조선시대 대표화가인 정 선, 김홍도, 윤두서, 장승업의 작품이 들어있다. 이외 이 정, 이인문, 전 기, 김정희, 최 북, 조영석, 안건영, 유운홍, 이명기, 고희동, 조석진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제1부 ‘산수화 속을 거닐다’에서는 조선시대 관념산수화와 진경산수화로 대표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산수화는 전통회화 중 하나로, 자연을 통해 우주의 진리를 배우고 성정을 기를 수 있다는 고차원적 철학과 미학을 반영한 그림이다. 이상적인 산수경을 그리며 그린 이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관념산수화와 실경을 재현해 그린 실경산수화로 나눈다. 실경산수화 중에는 특히 조선후기에 그린 작품들을 진경산수화라 부른다. 18세기 이후 현실적인 것을 중시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강조하는 문예적 경향이 대두되면서 진경산수화도 함께 유행했다.
이들의 주요작품으로는 이 정의 ‘산수도 가을’이나 이인문의 ‘산수도’, 강세황의 ‘좌대석병도’, 정선의 ‘만폭동도’ 등이 있다.
제2부 ‘산수를 누비는 선비를 만나다’에서는 산수인물화와 관련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산수화는 자연의 경물 자체를 중시해 산과 물, 나무와 집들이 화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자연 자체보다는 그 속에 나타난 인물의 비중이 부각되는 산수인물화도 많이 그렸다.
산수배경은 실제적인 경치가 아니라 관념적으로 구성된 이상경인 경우가 많다. 속세에서 활동하면서도 자연에의 귀의를 동경하던 조선시대 문인들의 독특한 가치관을 배경으로 애호됐다.
주요 전시작품에는 윤두서의 ‘의암관수도’를 비롯해 조영석의 ‘선유도’, 김홍도의 ‘범급전산도’, 이인문의 ‘어부지리도’ 등이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