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산업진흥지구(문화동·대흥동·성황동·오룡동·원성동 일원 30만6782㎡)에 관한 용역이 끝나가고 있다. 지난 5월 시가 5500만원을 들여 호서대 벤처디자인연구센터(연구책임자 나성남 교수)에 맡긴 연구용역은 오는 10월24일까지로 정해놓고 있다. 문화관광부로부터 진흥지구로 승인받은 것은 2008년 2월로, 충청남도는 6개월 후인 8월29일 지정 공고했다.
문화디자인 영역의 특성화를 찾고 집중할 수 있을까.
천안, ‘문화디자인’ 중점유치
문화산업진흥지구는 문화산업단지나 문화산업진흥시설과는 개념부터 다르다.
문화산업진흥지구는 문화산업 관련분야의 밀집도를 높여 연구개발, 인력양성, 영업활동, 공동제작 등을 촉진하기 위해 지정된 지역이다. 관련분야가 지역내로 들어오면 각종 부담금의 면제와 인·허가시 혜택을 주도록 돼있다. 국가나 시가 개입해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지원 성격을 갖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전국 7군데를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 각 지구마다 특성화를 일굴 수 있도록 구분했다. ▷부산/ 영상·게임 ▷대구/ 게임, 모바일콘텐츠, 캐릭터, 뉴미디어콘텐츠 ▷대전/ 첨단영상(영화)·게임 ▷부천/ 출판·애니메이션 ▷전주/ 한스타일·영상 ▷천안/ 문화디자인 ▷제주/ 디지털영상·모바일콘텐츠 등이다.
연구기관은 천안의 진흥지구 현황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구도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문화가 살아있는 쇼핑·여가·교육의 장으로 만들자는 것. 그러려면 재활용·재창조 개념의 도시개발과, 골목길에 공공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외 성공사례들
연구기관은 몇몇 국·내외 성공사례를 언급했다.
영국의 쉐필드는 문화·미디어·첨단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산업작업센터를 건립했다. 이를 통해 70여 개의 문화기업과 창작, 연구, 생산공간, 사무실, 전시실이 제공됐다. 지역민들의 문화적 삶이 증진되고 생산과 소비를 연계한 사업으로 확대됐다.
중국 따산스는 군수산업이 쇠락하면서 황폐해진 도시에 1990년대 초부터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지구로 탄생했다. 중국미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자 2004년엔 중국정부가 예술특구로 지정했다. 매년 ‘베이징 따산스 국제예술축제’가 열리며 세계에 예술적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갤러리도 소개했다. 요코하마항 하역용 창고를 그대로 둔 채 내부는 쇼핑몰 등으로 바꾼 시설. 아카렌가 창고는 역사의 한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중요한 산물로, 요코하마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의 문화지구 개발사례로는 ‘인사동길’이 언급됐다. 일제시대 골동품거리로 활성화되면서 고급문화예술의 거리로 성장했다. 90년대에는 차없는 거리를 시행했고 고미술, 화랑, 전통찻집, 음식점이 늘면서 주거기능은 점차 소멸됐다. 현재는 인사동 지구단위계획을 수립중이다.
<김학수 기자>
천안문화산업진흥지구 ‘특성이 뭐야?’
중간용역보고회… 백화점식 나열보단 특성화 찾기에 심혈
‘문화산업진흥지구 인프라 조성 및 운영계획’ 중간용역보고회에서 자문위원들은 한결같이 ‘특성화’를 강조했다.
백승화 충북과학대 교수는 “용역내용이 문화콘텐츠의 모든 것을 나열해놓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층인 시민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며 “뭘 하겠다는 건가”를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박한규 천안부시장은 백화점식 보다는 전문샵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멀리 내다보면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의 문제다. 천안에 근본적으로 맞는 비즈니스모델이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타지역엔 없고, 천안엔 있는’, 천안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렬 단국대 교수는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된 이유가 무엇이냐며 “(용역내용에) 원초적인 개념정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예로들어 어떤 이는 안서동을 천안의 대학로로 만들자는데 그같은 생각은 대학교가 밀집해있다는데 초점을 뒀을 뿐, 정작 이용자측인 대학생들의 생각을 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용역수행에 있어 문화환경노출자의 의식분석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배 시의원도 “지역민과 호응하지 못한 사업은 또다른 구도심을 만드는 것”이라며 지역민이 함께 인식하고 공감하는 정책을 펴달라고 주문했다. 전 의원은 “지금은 뜬구름 같은데 잘하면 대단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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