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건의 지역작품이 무대에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이들 작품은 천안지역이 가진 전통의 맥과도 함께 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먼저 ‘보부상 난전놀이’는 전통연희단 난장앤판(대표 김철기)이 최근 열의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다. 난장앤판은 2008년 17대 대통령취임식 식전공연, 2008 세계사물놀이대축제 대통령상 수상, 2009 전주대사습전국대회 농악부문 차하상 등을 수상한 실력을 보유한 팀.
김철기 대표는 “보부상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무대로 유통경제를 담당해 온 사람들로, 특히 천안은 삼남교통의 요충지인 천안삼거리를 중심으로 보부상들의 흔적이 활발한 곳이었다”며 이를 소재로 한 보부상 난전놀이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규율, 접장선출과 귀임행진놀이, 난전과 타령, 전통과 여흥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는 보부상놀이는 한 보부상이 도둑질하다 규율을 담당했던 상무사 무사들과 접전을 벌이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후 접장선출과 보부상들의 실랑이, 재수굿, 귀임행진놀이 등으로 이어지며 본격적으로 각설이, 왈짜, 소악배, 걸립배, 설레꾼, 광대, 엿장수 등이 등장하며 새우젓타령을 비롯해 남초전타령, 담바고타령, 엿타령 등을 부른다.
충청지역에 유명했던 약장수의 호객행위인 ‘죽방울놀이’도 시연되며, 마지막엔 관객과 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는 것으로 모든 놀이를 마친다. 보부상 난전놀이에는 난장앤판 외에도 ‘무예24기 조선 검’이 함께 한다.
전통문화연구원 다림헌(원장 전재분)의 ‘무인명상다례’도 아직 천안에서 시연된 적 없는 최근 작품. 긴박한 전장터에서도 무인들이 한 잔의 차를 음미하며 마음을 다스린 점을 다림헌이 작품화했다.
“만들기는 2007년도니까 2년 됐지만, 아직 천안에서 정식으로 보여주진 못했어요. 이번 흥타령축제때 올리려다 예산문제로 발목이 잡혔네요.”
길미나 부원장은 얼마전 광주비엔날레에서 한번 시연된 적은 있었다고 말한다.
무인명상다례에서의 무인시대는 조선 초 정종때다. 시기에 대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앞으로는 천안역사의 무인을 등장시킬 생각도 갖고 있다. “천안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인 황세득 장군이나 심나·심소나 장군도 괜찮을 것 같아요. 천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되잖아요.”
무대 위, 긴박한 전장터에서 한 무인이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멋진 액션을 펼쳐보인 후 명상다례로 들어간다. 무인 의상과 시퍼런 도가 무인다운 기개를 드러낸다. 전장터에서 언뜻 한 잔의 차는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지만, 흥분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정을 유지하기는 차보다 나은 것도 없다.
전재분 원장은 “다례가 갖는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긴박한 전장터를 끌어들여 새로운 맛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무인명상다례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