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7일(월) 인천시 통리장연합회(회장 오인영)와 충남도 이통장연합회(회장 김시종)간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양 지역의 상생발전과 역량강화를 위해 충남도청 회의실에서 손을 맞잡은 것이다. 충남은 인천, 인구는 비슷하지만 면적은 9배 큰 충남이 주고받을 것은 무엇인가.
천안 이통장연합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시종 충남도 이통장연합회장을 지난 30일(목) 그의 다가동 사무실. “다른 건 몰라도 농촌지역이 적은 인천에 충남도의 농산물을 직거래하기가 무척 유리합니다.” 공동협력 협약이 큰 수확물이 아니냐는 물음에 “아직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 구체적인 전략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기야 천안 내에서도 농촌과 도시간 직거래 활성화가 어려운데 도 차원의 직거래가 가당찮는가.
알고보면 이번 성사건은 안면도 꽃박람회가 한 몫 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인천주민의 43%가 충남사람으로, 안면도 꽃박람회에 많이 다녀갔다. 이런 계기로 충남도와 인천시가 협약을 맺었고, 덩달아 도의원의 중재로 이·통장연합회간 협약이 맺어지게 됐다.
“지역마다 관광사업에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도는 ‘백제문화제’가, 인천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가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성공개최를 위해 상호왕래를 통한 상생노력도 필요하죠.”
인천은 강원도와도 협약을 맺고 있어, 향후 충남과 강원도의 공동협력 협약도 고무적이다.
이통장들 줄였으면
“많이 힘들어요. 통장과 협의회장 일에 매달리다 보니 정작 내 일은 못하고 있어요. 이제 물러나야죠.”
천안 이통장협의회장을 맡은 지는 올해로 6년. 2년임기다 보니 벌써 2번을 연임했다. 게다가 2007년부턴 충남도 이통장연합회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2년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충남 전역의 크고작은 행사를 참여하고, 정기회의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니다 보니 무척 힘들어요. 적어도 천안협의회장은 올 연말로 그만 둬야죠. 한량도 아니고, 자영업자가 본업을 팽개쳐서야 되겠습니까.”
물론 아쉬움이야 많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붙들고 있어서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처해지진 않을까. 욕심을 접고, 그동안 방치하다시피 한 자영업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다짐한다.
“큰 미련은 없습니다. 내 임기 내에 이통장체육대회도 만들었고, 선진지견학도 가게 됐습니다. 물론 무조건 좋다는게 아닙니다. 제일 자신하는 건 이·통장들의 내부단합이 더욱 좋아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체육대회도 실시하는 거구요. 선진지견학도 좋은 취지로 시작했습니다만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여건이 좋아질 때까지는 좀 자제하는게 좋을 거 같아요.”
이·통장 개념이 예전보다 많이 달라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변화임을 인정하면서도 가슴 한 켠이 씁쓸하다. “옛날엔 이·통장이 그 지역 대소사를 다 관장하고, 그에 따른 명예와 권위도 가질 수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게 어딨나요. 도심지 아파트는 ‘통장이 뭐하는 사람이냐’며 문도 열어주지 않아요. 일할 맛이 사라지고 있죠.”
88년부터 20년 넘게 통장일을 맡아본 그에게, 요즘은 통장이 되기 위해 주민선거까지 치르며 악착같다고 귀띔한다. 통장수당도 좋아졌고 정치적인 행보도 가능한데다, 주부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통장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숫자를 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통장일을 보좌해주는 반장 수당이 기껏 5만원으로, 나서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통장에게 지급되는 예산을 반장수당의 현실화에 쓰였으면 해요.”
단체장이 무슨 명예나 권위를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닌데, 가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단체장들 때문에 욕먹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