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문화유산관리가 이래서야 되겠어요.’
한 지역네티즌이 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등산을 하던 중 박문수묘에 가게 됐는데 묘가 유실된 것을 알게 되었다. 경사면의 잔디간격도 넓고, 주변도 너무 지저분해 매우 실망스러웠다. 문화유산을 이렇게 관리한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
박문수묘 단장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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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후 폭우로 훼손된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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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인 즉, 윤달이 낀 지난 7월초, 박문수 집안인 고령박씨 종중에서 최근 박문수 묘를 새롭게 단장했다. 그간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잔디가 많이 손상되고, 잡풀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적으로 손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내린 집중적인 호우로 묘가 온통 헝클어져 버렸다.
박문수 묘는 문화재자료 261호로, 종중이 임의로 처리하다 발생한 일. 시는 뒤늦게 알고 조치에 들어갔다. 황한경 문화재관리팀장은 “종중에 얘기해서 장마가 끝나자마자 바로 정비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은석사에서 오르는 길이 미끄럽고 위험해 정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영조때 박문수(1691년~1756년)는 암행어사로 활약한 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어영대장과 우참찬을 지냈다. 세무행정과 군사행정에 기여한 공로가 많아 사후에 충헌의 시호가 내려졌다. 천안시 북면 은지리 묘 앞에는 화강석으로 된 무신석 두 개와 상석, 묘비가 세워져 있다.
박문수 묘가 있는 은석산 아래는 박 어사 집안인 고령박씨 종중재실(문화재자료 제289호)이 있다. 1932년에 세웠으며, 1990년에는 박문수를 제향하는 충헌사와 93년 박문수 유물관을 두었다. 현재 유물관은 제구실을 못한채 방치돼 있으며, 충헌사에 일부 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 천안박물관에 500여 점을 기증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