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한 토굴이 있다?’
지난 14일(수) 천안박물관에서 역사문화대학 3강 ‘천안의 고려시대와 불교유적’을 강의한 박성상 한백문화재연구원이 원효가 해골바가지로 목을 축인 곳이 직산일 수 있음을 밝혔다. 그는 중국 당·오대시대 고승의 전기를 집대성한 책, <송고승전>에 그같은 내용이 실려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천안이 호남, 충남, 경기도의 주요관문이자 남·북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의는 천안에 남아있는 석탑과 불상을 중심으로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단면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먼저 국보7호인 봉선홍경사사적갈비는 고려 현종 12년(1021년)에 창건한 봉선홍경사의 사적갈비로 알려졌다. 강도로부터 여행자의 보호를 위해 사찰을 세웠지만, 명종 7년(1177년) 망이·망소이 등이 사찰을 불태우는 변을 맞기도 했다.
천흥사지에서 출토된 통화28년 천흥사명종도 국보 제280호(고려 1010년)로 지정돼 있다. 이 명종은 고려범종 가운데 가장 연대가 앞서는 작품으로, 통일신라 종 양식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변화를 준 고려초기 범종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명종은 절이 폐사된 뒤 한때 경기도 광주 관아에 옮겨졌다가 이왕가박물관을 거쳐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천안에 또다른 국보, 보협인석탑은 국보 제209호로 천안 북면 대평리 사지와 주변에서 수습, 현재 서울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보협인석탑은 보협인다라니경을 안치해 붙여진 이름으로,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오월국과의 연계성을 미뤄볼때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은 우리나라 탑 중에서 그 형태가 유일무이한 석탑으로, 일반적인 탑과는 형태가 사뭇 다르다.
천안지역의 문화재 대부분이 불교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위의 국보 말고도 보물로는 천흥사 5층석탑(보물354호)을 비롯해 천흥사 당간지주(보물99호), 천안 삼태리마애불(보물407호) 등이 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는 삼룡동 삼층석탑(11호), 만일사 5층석탑(254호), 만일사 마애불(255호), 만일사 석불좌상(256호)가 있으며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는 광덕사 3층석탑(120호), 용화사지 여래입상(58호) 등이 있다.
박 연구원은 “천안지역의 고려시대 불교문화재로는 석탑과 불상이 많고, 분포적인 면에서는 군사·교통의 요충지역에 조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