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도내 희망근로프로젝트에 예술인을 참여시켰다. 예술인의 경제여건에도 도움되고, 시민에게는 양질의 예술을 저렴하게 활용하자는 취지. 예술인들을 ‘공공근로’쪽에 투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사업을 실행하면서 난항에 부딪쳤다. 인력비는 제공받지만, 그들의 예술활동에 필요한 자재는 지원받을 수가 없다는 것. 사업을 포기하거나, 일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유도했지만 열악성을 벗어날 길이 없다. 발상은 좋았지만 얕은 구상에서 실행한 대가가 모두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확보된 인력 ‘써먹을 데가…’
도내 지자체별로 추진한 희망근로 예술프로젝트. 천안에는 20여 예술인들이 희망근로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신청분야는 미술 8명, 음악 8명, 무용 4명.
음악·무용팀은 12명이 ‘행복찾기콘서트’라는 창안일자리사업을 구상하고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 찾아가는 소외지역 공연, 재래시장 공연 등을 목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일급 3만3000원만 배정돼 있지, 공연에 드는 각종 비용부담은 대책이 없다.
8명의 미술인들이 내놓은 ‘공공벽화그리기’ 사업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열악한 구도심 미관을 정비하고 벽화를 통해 차별화된 예술가 거리를 조성하려 했지만 벽화 제작도구 일체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실정.
도예총 관계자는 “사업취지는 무척 좋지만, 재료비나 도구에 덜컥 발목이 잡혔다”며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사업이니만큼 지자체에서 적극 예산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천안의 벽화그리기 사업은 두 군데가 물망에 올라있다. 원성천변 벽화그리기가 70여m를 남겨두고 있어 시와의 협력이 가능하게 됐다. 시가 그곳 100m 벽화그리기에 쓴 예산은 1500만원으로, 이번 예술프로젝트 인력을 활용하면 훨씬 경제적인 예산효율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삼거리공원 가는 길의 벽화도 새로 칠하는 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벽화상태를 확인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오는 11월까지로 돼있는 사업기간을 고려하면 8명의 일거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자칫 일거리가 한달만에 떨어질 수도 있는 처지로, 관계자들의 고민이 크다.
한편 충남도가 추진하는 희망근로프로젝트 근로자에게 16개 시·군이 첫 월급을 지급했다. 지난 6월1일 시작해 한달을 맞은 이들 1만1507명에게 82억3100만원을 지급한 것. 임금의 30%인 24억4900만원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상품권 또는 기프트 카드로 제공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