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때까치 어미가 먹이를 물고 온다. 새끼 4마리가 동시에 부리를 ‘쩍’ 벌린다. 가파른 벼랑 틈에서 먹이를 뜯던 매가 갑자기 험한 표정을 짓는다. 배고픈 매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논두렁을 어슬렁거리던 저어새는 부리로 X를 그린다. 오락프로그램을 흉내내나 보다.>
멋진 희귀새들이 천안문화회관 3전시실을 두드린다. ‘아름다운 우리새 사진전시회’란 제목으로 13일(월)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천안에선 처음, 충남도에서조차 처음이다.
“정말 희귀한 새들, 많이 보실 겁니다. 생태사진작가들이 찍은 건데요. 와보세요. 새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들 겁니다.” 멋진 사진들은 민통선 독수리 월동지에서부터 제주도까지 누비면서 카메라 앵글에 담은 30여 점을 전시한다.
이동근(52) 천안조류협회장의 열성이 또한번 빛을 발한다. 바쁜 일상에서도 틈틈이 새를 연구하는 의욕을 누가 막으랴. 천안시와 중앙조류협회 지원도 얻어냈다. 그래도 부족한 예산은 자비로라도 써야 한다. “회원들이 많지 않아서….”
조류협회가 하는 일은 주로 구조활동, 거기에 겨울철 먹이주기와 새집달아주기 행사가 있다. 행사참여야 쉽지만, 평상시 구조활동은 각자 생계고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몸을 빼내기가 어렵다. 이번 전시회도 사무국장과 둘이서 소화해야 할 형편이다.
최근에는 천안박물관에 박제한 새를 두고싶다고 희망한다. 시가 허락만 하면 문화재청 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돈은 전혀 안든다. “얼마나 좋아요. 천안에서 서식하는 올빼미나 황조롱이, 부엉이 등을 놓고 교육용으로 활용하면 잘 될 텐데요.”
천안에선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갖가지 조류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독수리떼가 천안을 찾은 얘기부터, 독수리가 남의 집 앞마당을 점령하거나 희귀새가 도심 한가운데 둥지 튼 것이 방송되는 등 다양하다. 얼마전 철탑 위에서는 수리부엉이가 감전사로 죽고, 다른 한 마리는 순간감전으로 땅에 떨어졌으나 요행히 구조하기도 했다.
“새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보금자릴 파괴하거나 해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새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길러야 합니다.”
‘새를 보호하는 수칙’ 첫 번째를 아는가. <새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환경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