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다리를 빼니, 다른쪽 다리가 빠진다?’
서부대로변에서 봉서산으로 연결되는 곳에 위치한 쌍용공원은 시민공원으로 명소가 됐다. 평상시에도 초저녁만 되면 사람들로 만원사례(滿員謝禮)를 이룬다. 한 주민은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걷기가 힘들다”고 푸념.
인기를 절감하듯 쌍용공원은 ‘화장실’ 민원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겐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관리상의 문제로 설치가 어렵다던 천안시가 지난 5월 화장실을 마련했다. 신부동 천안터미널 옆이나 천안삼거리 공원처럼 세면화장실은 아니지만 4칸짜리 간이화장실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쾌적한 공원에 냄새나는 화장실이 웬 말’이냐는 사람도 있고, ‘일성아파트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악취로 불쾌감을 느낀다’며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화장실 안은 냄새도 적고 무척 깨끗하다. 세련돼 보이는 할머니가 모조리 깨져있는 화장실 문 유리창문을 보며 “참 못됐어. 공용물을 훼손시키다니…” 하시며 혀를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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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화) 쌍용공원 화장실은 비온 뒤여서인지 악취를 맡지 못했다. 화장실 안도 무척 깨끗했다. 산책을 나온 주민 A씨(60대 여성)는 “약간 소독냄새가 날 뿐 악취는 못맡았다”며 “굴뚝 위로 냄새가 어찌 흘러가는지 모르겠지만, 악취라고까지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저분한 아산의 모 공원화장실을 예로 들며,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어서 유독 깨끗하다. 단지 저녁시간대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전등불이 없는 것이 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약간의 피해는 양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하지만 또다른 주민 B씨(50대 여성)는 “악취가 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 산림공원과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창희 공원관리팀장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환풍기를 세게 틀고 숯이나 방향제도 넣었다. 심지어 냄새를 땅속으로 묻는 방안도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많은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시설인지라 없앨 수는 없고, 해소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화장실 설치요구 민원으로 고심 끝에 설치했지만, 화장실 관련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장소선정문제에 대해서는 외진 곳에 설치할 경우 청소년들 흡연이나 노숙자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어 현 위치에 설치하게 됐다. 또한 화장실에 물이 없다는 민원에 대해서는 자연발효식 분해방식이라 물이 들어가면 안되는 것, 이런 이유로 화장실 10m 떨어진 곳에 수돗물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이 팀장은 일성아파트쪽 이용자들의 유모차 이용, 어린이놀이터 설치, 서부대로간 담장설치 등의 문제해소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