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한국고고환경연구소장은 지난 1일 천안박물관 역사문화대학의 두 번째 강사로 강단에 섰다. 강의주제는 ‘천안의 청동기 문화’에 관해서다.
청강자들이 청동기문화에 대한 천안역사에 대해 열심히 듣고 있다. 제2강의에도 전체 268석의 자리중 절반을 채웠다.
한반도 중서부에 위치한 천안지역은 인간이 거주하기에 적당한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손 교수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 일대를 터전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구석기와 신석기 유적에 비해 청동기 유적은 그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이를 반증하듯 청동기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천안유적은 백석동유적을 비롯해 신방동, 불당동, 쌍용동, 두정동, 용곡동, 눈돌·두터골, 청당동, 운전리, 용원리, 용정리, 두남리, 봉룡동 유적 등 수없이 많다. 청동기시대 후기도 남관리, 석곡리, 대흥리, 업성동, 두정리유적 등이며 전기시대의 상당수 유적이 후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한반도의 청동기시대는 송국리 문화의 등장을 기준으로 전기와 후기로 구분되는데, 천안지역은 그같은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점이다.
송국리 문화를 기준으로 취락유형의 변화, 새로운 청동기의 등장, 정착적 농경사회로 재편되고 있다. 천안은 전기의 유적 가운데 백석동, 신방동, 불당동, 쌍용동, 용정리 유적에서 후기에 속하는 유구가 확인되고 있다. 이를 통해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취락이 점유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백석동·쌍용동 유적의 경우 송국리 문화로 대표되는 후기의 문화상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전기 취락의 점진적인 변화상을 살피는 데에 양호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손 교수는 “청동기 시대 전기유적은 가락동 유형과 함께 대부분 역삼동 유형이 대표적인데, 천안지역 또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역삼동 유형의 취락이 다수 확인되면서 비교적 오랜 기간동안 점유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백석동 유적은 역삼동 유형 가운데 최대규모의 단일취락으로 청동기시대 연구에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가지 특징은 주거지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주거중심’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분묘는 거의 없다는 점. 충남지역은 지석묘, 석관묘, 석개토광묘, 옹관묘 등이 분포하고 있음을 고려할때 천안지역은 분묘를 사용하지 않았던가 색다른 매장풍습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편 봉룡동유적은 정식 발굴조사가 안됐지만, 무문토기와 함께 빗살무늬토기가 공반 출토돼 신석기문화와 청동기문화의 공존을 말해주는 자료가 되고 있기도 하다. 두정동유적은 초기 청동기 시대의 유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철광석제 검파두식’ 1점이 발견되면서 천안지역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초기철기시대 유물로 주목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