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혜 교수와 김철기 대표’의 입이 벌어졌다.
최근 충남도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주제로 단 3개팀만 집중지원하겠다고 선언한 바, 정선혜 교수의 퍼포밍아트그룹 칼미아팀과 김철기 대표의 난장앤판을 선택한 것. 이들은 모두 천안팀이며, 당진의 충청오페라단(단장 양기철)이 나머지 한 팀을 꿰찼다.
칼미아(정선혜교수`왼쪽)와 난장앤판(김철기대표)이 각각 5200만원, 33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지난 1일(수) ‘충남도 2009 집중육성공연예술단체’에 선정된 천안팀의 두 대표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지역 공부하는 예술인 많았으면’
“내가 타리라곤 감히 꿈도 안 꿨어요. 30분씩 하던 인터뷰가 나에겐 고작 5분에서 끝났죠. 무슨 복이냐 하며 포기했었죠.” 정선혜(상명대 연극학부) 교수는 발표 5일이나 지나서 알게 됐다.
정 교수는 우연찮은 기회에 사업공모가 있음을 알게 됐다. 마감시한 3일 전이었다. ‘한번 넣어볼까.’ 별 생각없이 신청하고 인터뷰에 나섰다. 어떤 작품을 준비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답을 못했다. 겨우 어떤 형태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여하튼 선택돼서 기뻐요. 지원액이 크진 않지만 뭔가 해볼 순 있겠죠.”
정 교수는 요즘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에 관심이 많다. 특히 애정이 가는 작품은 3개의 능소전과 능소마당극. 얼마 전엔 외국진출작품을 뽑는 ‘대한민국 전통연희’에 출전해 3등(가작)을 받기도 했다. 올해 천안흥타령축제 때는 ‘능소마당뮤지컬’로 나설 예정이다.
안주하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한다는 정 교수는 “지역문화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인)이 나서야 한다”며 “천안박물관의 역사문화대학처럼 예술인들이 지역을 배우고 연구할 수 있도록 여건조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길” 바랐다.
김철기(난장앤판) 대표도 이번 집중사업에 선택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이런 공모에는 운이 없었어요. 공모나 보조금 사업으로 지금껏 한두번 선정돼 봤을까요. 그것도 다른 단체 사정으로 대신 받거나 했죠.” 다들 30여분씩 인터뷰했지만, 그도 정 교수처럼 15분 정도만을 했다. “그래도 느낌은 좋았어요. 심사위원들이 해외진출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무사앤굿’에 관심이 많았죠.”
김 대표가 이끄는 난장앤판은 지난해 부여 세계사물놀이대회에 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실력파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때 청와대 공연에도 참가했고, 왕의남자를 비롯해 각종 영화나 사극에 불려다녔다.
‘무사앤굿’은 그의 절정판. 난타와 점프의 대를 이어 ‘무사와 굿’을 퓨전으로 삼은 공연물로 세계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중이다. “풍물굿의 용어는 대부분 전장터에서 사용되는 말들이죠. 거기서 힌트를 얻었는데, 아직 맛난 연출력이 부족해 계속 수정중에 있어요.”
정 교수와 김 대표는 이번 인연을 계기로 서로의 팀에게 도움되는 ‘상생관계’를 희망했다. 현대무용이나 연극적 요소에 풍물굿을 넣고, 또한 풍물굿에 현대물 등을 가미한 공연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