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택지지구 끝, 남부대로 밑 굴다리(박스통로)가 빗물 등으로 발목 위까지 푹 빠질 정도로 물에 잠겼다. 사람은 물론 자전거나 차가 지나기도 부담스럽다. 굴다리 통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안쪽 자연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두운 통로에 물이 한가득, 장마철이 걱정스런 주민들의 이마에 주름이 진다.
청수택지개발 이전이라면 전혀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길이 끊기고, 둔덕이 생기고 하면서 굴다리는 웅덩이처럼 변했다. 원래 있던 길도 아닌 ‘남부대로변 통로’가 한시적으로 마련됐는데, 이마저도 물바다를 이루며 통행을 가로막고 있다.
한 주민이 건너기 자신이 없는지 되돌아간다.
|
남부대로에서 굴다리로 내려가는 공사장길이 무척 가파르다.
|
한 주민은 이같은 문제점을 들고 시행정 문을 두드렸다. 거기서 들은 얘기는 자기들 책임이 아니니 공사현장에 가보라는 얘기 뿐.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면 나서서 처리해주진 못할망정 이런 불쾌감을 줍니까. 천안시가 관리감독의 권한이 있고, 청수지구 개발로 인해 발생했다면 응당 책임져야죠. 그렇다고 공사현장을 다니며 스스로 해결하라구요.”
굴다리 현장은 장화를 신어야 건널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많았다. 물빠짐도 없는 듯 물은 고여있었고, 굴다리를 벗어나 남부대로로 이어진 길은 급격한 경사도를 이루고 있었다. 마침 주민 한 명이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굴다리 앞에 멈춰섰다. 잠시 물끄러미 들여다보던 주민은 이내 방향을 틀어 오던 길을 돌아갔다.
인접한 공사현장 관계자는 “공사로 인해 발생한 부분은 우리 책임이지만, 굴다리 물고임 문제는 다른 문제”라며 “그래도 마을 가까이서 공사하면서 여러 불편을 끼칠 수 있는 관계로, 책임소재를 떠나 펌핑해주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 건설도로과 관계자는 이같은 민원을 접하고 “공사현장으로 인해 생기는 일인데 왜 공사업체의 문제가 아니냐”며 “수일내로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