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역 내 쓰레기 청소담당이 권역별 3개업체로 나뉘어 운영한 지 한달. 시행정은 권역별 분리운영체제를 통해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했지만 수혜자 처지에서 느껴지는 건 없어보인다.
예산과 서비스 면에서 달라질 거라 예상했던 부분은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보여주기란 어려운 상황. 청화공사 근무인력이 그대로 삼분지 일씩 나눠져 고용승계가 이뤄진 점을 볼때 기존의 근무스타일까지 옮아가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김대응 청소과장은 “시스템을 바꾸는 자체로 좀 더 나은 상태에서 출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표면적인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짧은 기간 운영의 틀은 잡았지만 좀 더 나은 서비스행정을 위해 매주 관계자 교육과 개선정책을 주문하고 있다”고 기다려볼 것을 주장했다.
운영예산은 기존과 같은 100억 안팎. 하지만 단독주택들이 많은 1구역 같은 경우 장비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장비확보와 함께 운영예산은 기존보다 20% 이상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체제로의 전환취지를 고려하면 예산증가보다 더 높은 쓰레기처리 운영의 서비스행정이 구현돼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렇지 않다면 한 청소관계자의 말대로 시가 예산부담까지 짊어지며 경쟁체제를 둬서 얻은 것이 고작 ‘독점에 따른 특혜의혹 해소’ 뿐이다.
시 청소과 김대식씨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은 신생 2개업체가 청화공사를 통해 배우는 단계로, 이같은 시기가 지나면 말로만 경쟁체제로의 전환이 아닌 쓰레기행정의 개선된 형태가 제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화공사 ‘먼저 변화모범 보일터’
십수년을 동지역 쓰레기처리업무를 맡아왔던 청화공사가 3개업체로 나눠지며 예전보다 한산한 분위기다.
한때 천안 동지역 내 쓰레기 전량을 담당했던 청화공사(대표 김용기). 청소구역을 3개업체로 분장한 뒤 그 많던 식구들도 고용보장을 통해 분산했다. 이제는 ‘독과점’이라는 표현보다 ‘경쟁체제’로 전환한 셈. 그래도 십수년을 도맡아 해온 청화공사가 타 업체보다 안정적으로 출발하며 새로운 정책적 틀을 만들고 있다.
지난 25일(목) 찾아간 청화공사는 무척 한산해 보였다. 재활용선별마저 백석동으로 업무이관이 된 상황에서 예전의 시장바닥같은 시끌시끌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중에 있었다. 직원의 삼분지 이가 떠나버린 상황에서 새로운 공간배치가 필요한 상황. 7명이던 사무직원도 3명이 보고 있었다.
수혜자를 위한 개선정책을 묻는 질문에 김남진 전문이사는 “아직은 운영체제 변화에 적응하는 수준”이라며 청화공사의 경우 아파트에 배치된 자동상차용기의 수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의 경우 처음 시공사가 쓰레기통(자동상차용기)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나 이후 관리는 관리사무소의 몫이며, 사용은 청소부가 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내구연한 안에는 청소부(업체)가 일부 책임을 갖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파트는 50만원짜리 통을 새로 구입하든가 해야 한다. 청화공사는 최근 납품업체의 부품단가를 저렴하게 하고, 자체인력으로 수리서비스를 실시해 아파트의 비용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청화공사 담당과장은 “매주 업무분장 실무자들이 모여 회의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매주 발생한 여러 가지 사안의 잘·잘못을 따져보고, 그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수혜자가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서 돈이 안되는 재활용품들도 깨끗이 수거하고, 비닐봉투의 분리수거가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아파트의 비닐수거함 비치에도 공문을 발송하는 등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