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박물관의 제1회 역사문화대학 1강.
많이 빠져나간 강의장, 장년층만이 열심히 듣는다.
이해준 공주대 교수가 18일(목) ‘천안의 역사와 문화, 왜 중요한가’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공주대 박물관장과 충남역사문화연구소장이기도 한 이 교수가 천안역사를 설명한 것은 언뜻 이해가지 않는 부분. “천안것은 천안(사람)이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강의에서 박물관 관계자는 “천안을 공부한 강사 찾기가 무척 힘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6강으로 이뤄진 역사문화대학에서 천안강사는 8월19일 마지막 6강 ‘근현대 천안의 역사와 독립운동’ 강의를 맡은 김양식 충북학연구소장 뿐이다.
이해준 교수 ‘역사는 말이야…’
이해준 공주대교수는 딱딱한 역사·문화를 재밌게 강의해 인기가 많다.
18일 오전 10시 개강식에는 천안박물관 대강당 278석이 대부분 다 찼다.
강의의 뜨거움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 실제 수강은 대략 객석 절반에 못미치는 130명 정도. 진행자인 이종택 학예팀장은 “좋은 프로그램이니만큼 접수기간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에게 홍보해 다음 강의에 함께 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강의는 재미난 말솜씨를 가진 이해준 공주대 사학과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천안역사의 전반적 이해,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왜 중요한지를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기우제에서 개고기는 부정타는 것으로 알고있다. 어느 지역에 개고기를 쓰는 기우제가 있어 넌지지 물었다. 그 어르신 하는 말, ‘뒷산은 하느님이 좋아하는 곳인데 산에 개피를 발라놓으면 선녀에게 걸레질을 시키든가, 급하면 호수로 씻어버린다’고 했다. 그런 말이 어딨냐고 할 수 있지만, 또한 얼마나 멋진가.”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관점에 있다.
그러면서 “300년된 마을이 없어지면 박물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고, 시골의 70대 노인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천안의 역사,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이 교수는 열심히 설명했다.
“천안은 유적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그만큼 선사시대 이전부터 살기 좋은 지역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역사를 조금이나마 안다면 천안은 ‘고려왕건과 천안’을 이야기한다”고.
이 교수는 계룡시 특산주인 계룡백일취로 예를 들었다. 백일취는 술병이 여주도자기 것이고, 문양은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백제문화권의 중심인 공주 이미지와, 공주라는 지역적 특징이 전혀 살아나지 못한 특산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주의 것이 아니면서 공주의 특산주라고 홍보하는 것이 모순 아니냐며, 그러한 사례가 비일비재함을 역설했다.
‘무용’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무용을 모르는 사람이 ‘이것은 무용부분의 전통적 자원이다’라고 어지럽게 말하게 해서도 안되지만, 무용예술가들이 전통적·지역적 문화기반을 도외시하면서 ‘왜 무용분야를 무시하고 외면하느냐’고 반문한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리발언에서 그는 “정주의식을 가진 시민이 지역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지역문화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지역문화시민대학’ 운영을 꼽았다. 더불어 강과 산, 지역민의 기질과 심성, 문화유산, 정신문화, 민속문화, 문화예술, 지역개발, 주민의식과 미래상 등 다양한 교양강좌도 포함하길 당부했다.
“추진과정에서 반드시 준비할 일은 지역별 특성을 철저하게 반영한 커리큐럼 개발, 지역학 교재발간, 지역학 강사확보, 학습동아리 양성 등이다. 그래서 인문학 연구자는 관련 연구를, 교육전문가는 연구결과를 외화시킬 수 있는 강좌를, 예술가는 지역민의 창작과 문화향수를 연계·발전시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